
터키 중앙은행이 리라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2개월 연속 인상했다.
20일(현지시간) 터키 중앙은행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7.75%로 0.50%포인트 올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금리 인상이 대부분의 전문가가 예상하지 못한 ‘기습 인상’이었다고 전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긴축 통화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금리를 올렸으며 필요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안으로 떨어질 때까지 긴축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터키 리라화가 달러화에 대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락한 다음날 이뤄졌다. 최근 터키와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통화 가치는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터키는 해외 투자 의존도가 높아 환율 움직임에 민감하다.
지난 5월 달러당 1.79리라 수준에 거래됐던 리라화는 20일 1.96리라까지 가치가 떨어졌다. 터키 국채 가격은 리라화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5월 중순 이후 거의 두 배 상승한 9%대를 기록하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윌리엄 잭슨은 “이번 금리 인상은 터키 경제가 최근의 자본 유출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터키 주식과 채권에 올들어 5개월 동안 90억달러가 유입됐으나 6월부터 8월 9일까지 30억달러가 빠져나갔음을 상기시켰다.
터키 당국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낸 후 리라화 가치는 미 달러화에 대해 상승했다. 한국시간 오후 1시 30분 현재 달러/리라화 환율은 전일 대비 0.03%상승(리라화 가치 하락)한 1.94리라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터키 이스탄불에 소재한 이스 인베스트먼트의 부르쿠 어누바는 “중앙은행이 시장에 뒤쳐져 있다”면서 “더 빨리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들어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상이 환율보다는 물가상승 때문이었다는 중앙은행의 설명은 투자자 관점에서는 신뢰가 없어 보인다”며 “시장이 앞으로 중앙은행을 시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경제는 2010년부터 2년 연속 9%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는 기염을 토했으나 최근 경제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터키는 지난해 2.2% 성장하는데 그쳤으며 올해는 3%대가 예상된다. 게다가 터키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1년래 최고치를 보이며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