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부채 경감하라" 경제학자 5명 메르켈에 공개서한

"그리스 부채 경감하라" 경제학자 5명 메르켈에 공개서한

강상규 소장
2015.07.08 15:49

토마스 피케티 등 5명 경제학자, 메르켈 총리에 그리스 부채 경감 촉구

'21세기 자본', '불평등 경제'의 저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2014년 9월19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방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뉴스1
'21세기 자본', '불평등 경제'의 저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2014년 9월19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방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뉴스1

토마스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 등 저명 경제학자 5명이 7일(현지시간)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할 수 있도록 그리스 부채를 경감해 줄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 공개서한에 서명한 경제학자들은 토마스 피케티(Tomas Piketty)를 비롯한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 콜롬비아대 교수, 대니 로드릭(Dani Rodrik) 하버드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사이먼 렌-루이스(Simon Wren-Lewis) 옥스퍼드대 교수, 하이너 플라스벡(Heiner Flassbeck) 전 독일 재무부 차관 등이다.

피케티 교수 등은 공개서한에서 그동안 유럽이 요구한 긴축은 그리스의 경제를 망가뜨리고 대량 실업을 초래했으며, 은행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대외 부채문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동안 그리스는 메르켈이 요구한 여러 긴축 조치를 따랐지만 이러한 조치는 그리스를 1929년~1933년 시절의 경제공황(Great Depression)과 같은 상황으로 몰아넣는 결과만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독일 재무부와 브뤼셀(유럽연합 본부가 위치)이 처방한 긴축정책은 환자(=그리스)의 병을 치유하기 보다는 오히려 피를 흘리게 만들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5명의 경제학자들은 메르켈과 채권단인 ‘트로이카’가 “더 이상의 재앙을 피하고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그동안 취해왔던 긴축정책으로부터의) 궤도수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로이카는 그동안 그리스의 구제금융을 주도해왔던 IMF, EU(유럽연합), ECB(유럽중앙은행)를 일컫는 말이다.

지난 5일에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그리스 국민들이 유럽연합 등이 요구한 긴축에 압도적인 표차로 반대표를 던지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7일(현지시간) 그리스에 최후통첩을 전하면서 더 강도 높은 경제개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그 어느 때보다도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학자들은 “지금 그리스 정부에게 총을 머리에 대고 스스로 방아쇠를 당기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며 “슬프게도 (그리스 정부가 방아쇠를 당기면) 그 총알은 유럽에서의 그리스의 미래를 죽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수적으로 유로존 자체를 죽이고, 나아가 전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서한은 1950년대 유럽이 과거의 부채를 탕감하는 바탕에서 형성됐음을 상기시키며 지금은 그리스의 부채를 경감하고 납부기한을 조정해 그리스가 회복할 수 있도록 숨통을 트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한은 “지금은 실패한 징벌적 긴축정책을 재검토하고 대규모의 부채 경감 조치에 동의해야 할 시점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서한은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와 독일 및 세계를 위해 지도자로서 중요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당신의 행동을 역사가 기억하게 될 것”이라 덧붙였다.

경제학자들은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그리스가 미래 세대에도 계속 유럽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강력하지만 자비로운 조치를 제안하기를 기대한다고 서한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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