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기후협약 총회 개막…이코노미스트가 제안한 새 접근법은?

파리 기후협약 총회 개막…이코노미스트가 제안한 새 접근법은?

하세린 기자
2015.11.29 10:29

英 이코노미스트, 연구개발에 투자·지구 온난화 취약 국가에 대한 현실적 지원 필요

세계 각국 정상들이 오는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모인다. 이날부터 다음달 11일까지 2주간 파리에서 열리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140여개국 정상과 196개 당사국 대표단, 기후 전문가와 기업 및 환경단체 관계자 등 4만여명은 지구의 기온이 19세기 산업혁명 이전보다 2도 이상 올라가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힘을 모은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8일자 최신호에서 파리 총회가 성공하기 위해선 기존과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기후변화에 대한 각국의 의지를 보면 '2도'라는 목표는 임의적일 뿐 아니라 매우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각국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이산화탄소를 뿜어내면 지구의 온도를 2도 이상 올리는 데는 30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이코노미스트는 지구온난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각국 지도자들이 더 큰 야심과 더불어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택지를 여러 개 마련하는 게 지구온난화 방지 노력의 시작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R&D(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로 합의하는 것이 파리 총회에서 나올 수 있는 그 어떤 결론보다 환영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돈이다. R&D는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반드시 성과가 나오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중대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은 합리적이고 현재의 값비싼 녹색 에너지 기술을 유지하는 것보다 R&D로 더 효율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아울러 R&D를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정교한 이산화탄소 배출·거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재생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보조금을 주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협약 가입국 대부분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직접 가격을 매기는 대신 거래배출권 제도를 도입했는데 이 비용을 너무 낮게 산정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유도하지 못했다. 이산화탄소 배출에 적정 가격을 매기거나 최저 가격을 설정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비싼 신재생에너지의 가격을 낮추기 위한 R&D도 필요하다. 태양광패널의 가격을 줄일 수 있는 기술,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이전할 수 있는 기술 등이 필요하다.

민간에서 이러한 노력의 선두에 서 있는 사람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다. 게이츠는 파리 총회 개막식에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클린 에너지 기금' 설립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클린 에너지 신기술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대주는 것으로 파리 총회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다.

앞서 게이츠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5년에 걸쳐 클린 에너지 R&D에 20억달러를 출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난 7월 블로그를 통해 "기후변화와 맞서 싸우려면 기술 개발이 더 필요하고 클린 에너지 R&D 분야의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재정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파리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파리 기후협약 합의문에 클린 에너지 R&D에 대한 명시적인 조항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훗날의 기술을 위한 R&D에 투자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지구온난화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지구온난화에 취약한 국가를 도와줘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선진국들은 2009년에 2020년까지 총 1000억달러를 모금하고 2020년 이후에는 매년 1000억달러를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개도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해수면 상승 등을 막기 위한 자금이다. 그러나 여전히 어떤 자금이 이에 포함되는지조차 분명치 않다. 파리 총회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이는 이 자금을 둘러싼 갈등 때문일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관측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자금을 혹독한 날씨를 이길 수 있는 작물을 개발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충격을 더 잘 견딜 수 있도록 위생과 보건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우선적으로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신재생에너지든 아니든 이들이 더 값싼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지구를 인위적으로 식힐 수 있는 기술 개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층권에 미립자를 분사하거나 구름에 소금 결정체를 뿌리면 햇빛을 더 잘 반사할 수 있어 기후온난화 속도를 더 늦출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러한 지구공학 기술이 기존의 지구온난화 리스크를 더 줄이는 방법으로 개발될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바로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더 많은 R&D가 필요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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