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가 부진한 경기지표에도 불구하고 장 마감 직전 반등에 성공하며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6.95포인트(0.35%) 상승한 1993.40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44.58포인트(0.26%) 오른 1만6943.9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4포인트(0.09%) 상승한 4707.4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개장전 발표된 경기지표에 대한 실망감으로 일제히 내림세로 출발했다. 오전 한 때 국제 유가가 낙폭을 축소하면서 보합권까지 반등했지만 다시 낙폭을 키웠다. 하지만 오후 들어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원자재 업종과 에너지 업종의 오름세가 확대되며 3대 지수 모두 상승 반전했다.
원자재와 에너지 업종 지수는 각각 1.63%와 1.5% 상승한 반면 헬스케어와 테크놀러지 업종 지수는 0.58%와 0.1% 하락했다.
◇美 신규 실업수당 청구 27.8만건… 예상 상회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부터 고용 강세 기준점으로 판단되는 30만건에는 못 미쳤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27일 기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6000건 증가한 27만8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7만건보다 8000건 더 많은 것이다.
추세를 나타내는 최근 4주간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1750건 줄어든 27만250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이후 최저수준이다.
지난달 20일 기준 실업보험 연속수급 신청건수는 225만7000건을 기록해 전주 수정치 225만4000건을 웃돌았다. 시장 전망치는 225만건이었다.
블룸버그는 저유가 기조와 고용 강세, 견고한 임금 상승세에 따라 소비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 소재 소시에떼제네랄의 아네타 마르코스카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추세가 노동 시장 악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며 "기업들의 구인률이 높고 고용시장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다음날 발표될 비농업부분 고용자수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 해당 부문 취업자수는 전월보다 4만건 늘어난 19만5000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고용 강세 기조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 서비스업 예상보다 부진
이에 반해 서비스업 지표는 기대에 못 미치며 악재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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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시장조사업체 마킷이 발표한 지난달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49.7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50.0은 물론, 예비치 49.8을 밑돈 것이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내놓은 서비스업지수는 53.4로 시장 전망을 0.3포인트 웃돌았다. 하지만 4개월 연속 성장세가 둔화됐고 서비스업 고용지수 역시 전월 52.1에서 49.7로 2년 만에 하락하면서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美 1월 제조업수주 전월比 1.6%↑… 기대 이하
미국의 제조업수주는 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기대를 밑돌았다.
미국 상무부는 1월 제조업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1.6% 증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전월 2.9% 감소보다는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지만 시장 전망치 2.1% 증가에는 못 미친 것이다.
변동 폭이 심한 운송 부문을 제외할 경우 지난달 제조업수주는 직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이는 직전월 수정치인 0.9% 감소보다는 개선된 것이다.
미국의 1월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는 당초 4.9%에서 4.7% 늘어난 것으로 하향 조정됐다. 운송 부문을 제외한 내구재도 1.8%에서 1.7%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자본재수주 역시 3.9% 증가에서 3.4%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 국제유가, 차익실현·호재 부족에 혼조…WTI 0.3%↓
국제 유가가 사흘간의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뚜렷한 호재 부족으로 엇갈린 모습을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9센트(0.26%) 하락한 34.57달러를 기록했다. 나흘 만에 하락 반전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는 17센트(0.46%) 오른 37.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맥쿼리 캐피탈의 비카스 드위베디 애널리스트는 "원유 재고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부정적인 요인을 다소 무시하고 있다"며 "기초 여건을 고려하면 지금 상승세는 다소 이른 감이 있고 다시 30달러 선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엠마누엘 이베 카치큐 나이지리아 석유장관은 오는 2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회원국과 비회원국들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회동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유가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 달러, 서비스업 고용지표 악화에↓…유로 3주 최대 반등
경기지표 부진은 달러 약세로 이어졌다. 특히 유로화에 대해서는 3주 만에 최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64% 하락한 97.56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83% 상승한 1.095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2월9일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전날 1.0823달러를 기록하며 한 달여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었다.
엔/달러 환율은 강보합인 113.55엔에 거래되고 있다.
리버사이드 리스크 어드바이저스(뉴욕)의 제이슨 라인원드 상무는 "오늘 아침 지표는 시장의 우려를 더하기에 충분했다"며 "시장은 점점 더 올해 추가 금리인상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미국내 달러 유입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 국제금값, 1250달러 돌파… 13개월 최고치
국제 금값이 달러 약세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경기전망 악화 영향으로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6.4달러(1.3%) 상승한 1258.2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2월5일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금값이 상승한 것은 달러 약세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연준은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성장세가 둔화됐고 긍정적인 전망도 감소했다.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12.4센트(0.8%) 오른 15.146달러를 기록했다. 구리와 백금도 각각 1.3%와 0.7% 상승했다. 팔라듐은 5.2% 급등했다.
◇ 유럽 증시, 헬스케어 부진에 하락
유럽 주요국 증시는 상품(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광산주 등은 선전했지만 헬스케어주가 급락에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장 대비 0.56% 하락한 1334.40을 기록했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0.46% 내린 339.41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0.31% 밀린 3012.87에 마감했다.
국가별로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0.27% 하락한 6130.46을 기록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0.20% 내린 4416.08에 장을 마감했고, 독일 DAX30지수는 0.25% 하락한 9751.92로 거래를 마쳤다.
섹터별로는 헬스케어주가 2% 넘게 하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글로벌 제약산업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조정하면서다. 독감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를 만드는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4.5% 하락했다.
반면 상품가격 상승에 증권사들이 광산주 상승 목표를 올려잡으면서 앵글로아메리칸은 2%, 글렌코어는 6.5%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