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했던 페북의 배신] 공동창업자부터 초대 회장까지…"부정적기능 간과할 수 없다“

페이스북 창업 공신들이 하나둘 페이스북을 등지며 '안티(anti) 페이스북' 세력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들은 최근 잇달아 페이스북 플랫폼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로저 맥나미 엘리베이션파트너스 공동창업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 국영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사태는 (경영진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 냉담한 태도를 취하고 플랫폼에 위탁된 정보를 주의 깊게 다루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꼬집었다. 빌 게이츠의 조언자로도 알려진 그는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다. 마크 저커버그 CEO(최고경영자)가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도움을 준 인물이다. 저커버그의 '오른팔' 셰릴 샌드버그 COO(최고운영책임자)를 추천한 것도 그였다.
하지만 2016년 미국 대선을 전후로 둘 사이는 멀어졌다. 맥나미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당시 페이스북에 넘쳐나는 '안티 힐러리' 게시글을 본 뒤 저커버그와 샌드버그에게 "현재 페이스북의 알고리즘과 경영 모델로는 선량한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페이스북은 플랫폼이지, 미디어 기업이 아니다. 제3자가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저커버그의 하버드대 룸메이트인 크리스 휴즈 페이스북 공동창업자도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 9일 미국 IT(정보기술)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은 때때로 정치 담론을 형성하는 데 있어 부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중립적이지 않다"며 "(페이스북은) 거대 플랫폼으로서의 의무를 자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립적이지 않은 사례로 사용자들에게 원하는 게시글만 보이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과 러시아 정부가 페이스북 가짜 계정을 만들어 미국 대선에 개입한 의혹 등을 들었다.
페이스북 서비스의 중독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 이들도 있다. 션 파커 페이스북 초대 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주최한 행사에서 "페이스북의 목표는 '사람들이 얼마나 더 많은 시간과 생각을 플랫폼에 쏟아붓게 만드는가'였다"고 밝혔다. 그는 "바로 이 때문에 '좋아요' 같은 기능이 만들어졌다. 이용자들은 '좋아요'가 눌릴 때마다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이 분출되는 것을 느끼며 더 많은 콘텐트를 생산하게 된다"며 "이것이 우리 아이들의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신만이 안다"고 덧붙였다.
주목할 건 이들이 저커버그 등 특정 경영진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 플랫폼의 본질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회사 요직에서 멀어진 데 따른 보복성 발언으로 넘길 수 없는 이유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이외 다른 IT 회사들의 엔지니어들까지 나서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4일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실리콘밸리 주요 IT회사 전직 임직원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부작용 해결을 위한 단체인 '인도적 기술 센터'(Center for Humane Technology)를 설립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 부작용을 막기 위한 캠페인을 열고 거대 IT 기업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한 입법운동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