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했던 페북의 배신] 지난해 '민생투어' 시작했지만 위기…샌드버그가 이끌어야 한다는 지적도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2004년 페이스북을 창업해 14년 만에 시가총액 5000억달러(약 535조원)의 '공룡'으로 키운 마크 저커버그. 올해 만 33세,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젊은이이자 차기 미국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그가 인생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페이스북이 러시아의 여론조작 방조와 탈세 의혹, 개인정보 유출 등 갖가지 논란으로 흔들리면서 저커버그 리더십도 큰 상처를 입었다. 각종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최고경영자(CEO)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 '민생행보'까지 나섰던 저커버그… '대통령의 꿈'도 좌초 위기
페이스북 의결권의 60%가량을 보유한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주가가 오르면서 세계 5위의 부자가 됐다. 엄청난 부를 쌓았지만 그의 목표는 '돈'에만 있지 않았다. 대신 그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모든 사람을 연결하고,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해왔다.
이와 관련 주목되는 게 대권을 염두에 둔 그동안 그의 행보. 그는 지난해 초부터 미국의 모든 주를 돌고 있다. 이른바 '민생 투어'이다. 지역 경찰관을 만나 격려하고, 소도시 주민들과 함께 텃밭을 가꿨다. IT업체 CEO라기보다 정치인 같은 모습이었다.
저커버그가 정치적 야망을 내비치기 시작한 건 2015년 말부터다.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 주식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를 위해 아내 프리실라 챈과 자선재단 '챈-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설립했다. 재단 운영자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지휘한 데이비드 플루프를 영입하면서 저커버그의 정계 진출설이 불거졌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저커버그의 꿈도 좌초 위기에 몰렸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이 고용한 영국 데이터 분석 회사 '캠브리지 애널리티카'에 500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저커버그는 인생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CNN은 "수치로 계량하기는 힘들지만 이번 사태로 저커버그의 정치적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면서 "그는 관계와 소통의 미래를 전하던 메신저에서 온라인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교훈 사례가 될 처지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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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하는 저커버그…CEO 교체 여론까지 제기
저커버그는 지난주 캠브리지 애널리티카 사태가 터진 이후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IT매체 더버지는 2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저커버그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오는 23일 오후 1시 사내 질의응답 시간을 이용해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로 저커버그가 입을 열지, 연다면 어떤 말을 할지는 모두 미지수다.
페이스북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저커버그와 셰릴이 가장 적절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쉴 틈 없이 일하고 있다"며 "회사 전체가 속았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며 자신들도 피해자임을 강조하기 급급했다.
일각에서는 저커버그가 CEO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제프리 소넨필드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저커버그 CEO를 "종신 황제"라고 부르며 "저커버그 대신 페이스북 이사인 전 아메리칸익스프레스 CEO 케네스 체놀트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어스킨 보울스가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 제이슨 칼라카니스도 "저커버그가 이번 위기에 끔찍할 정도로 대응을 못하고 있다"면서 "(회사를 이끌기에) 저커버그보다 샌드버그 COO가 더 어울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