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제국] ③ 알리바바·쿠팡·야후쇼핑…아시아 통합 이커머스로 아마존제국에 맞선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000년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을 만나 6분 만에 2000만달러(22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마윈의 강렬한 눈빛 때문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손 회장의 전자상거래회사 투자 과정을 보면 그에겐 거대한 밑그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손 회장은 최근 수 년 간 아시아 전자상거래 실크로드를 그려왔다. 알리바바를 비롯해 한국의 쿠팡, 인도의 스냅딜과 플립카트, 인도네시아의 토코피디아에 잇달아 투자했다. 야후쇼핑을 운영하는 야후재팬 지분의 43%도 가지고 있다.
일단 전자상거래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AT커니에 따르면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은 연평균 35%씩 성장해 2025년이 되면 1000억달러(10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도 매년 40%씩 성장해 2025년 800억달러(85조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손 회장은 더 멀리 내다봤다. 바로 아시아 전자상거래의 통합이다. 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가 인도에서 플립카트와 스냅딜의 합병을 추진 중인 것도 손 회장이 주도하는 통합 움직임의 하나로 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통합과정에서 손 회장의 우수 장학생인 알리바바가 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8월 알리바바와 인도네시아의 토코피디아에 11억달러(1조2500억원)를 투자했다. 알리바바는 싱가포르 전자상거래회사 라자다에도 20억달러(약2조1430억원)를 투자했다.
소프트뱅크는 또 지난해 4월 알리바바와 인도의 전자결제서비스 페이티엠에 4억4500만 달러(4709억원)를 투자했다. 페이티엠은 지난해부터 알리바바 모델을 차용한 오픈마켓 '페이티엠 몰'을 시작했다.
한국 시장도 지난해 알리바바가 전자결제 자회사인 알리페이를 통해 쿠팡에 추가로 1조원을 투자한다는 관측이 제기돼 '소프트뱅크-알리바바-쿠팡'의 한중일 삼각편대가 구성될 거란 전망도 나왔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손 회장이 아시아 전자상거래 네트워크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국가와 상관없이 고객들이 동일한 플랫폼에서 동일한 쇼핑 경험을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도의 소비자들이 플립카트에서 쿠팡이 파는 한국제품들을 같은 가격에 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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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회장의 구상이 성공한다면 소프트뱅크의 전자상거래 블록이 글로벌시장에서 아마존을 고립시킬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은 유독 아시아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손 회장도 지난해 말 소프트뱅크 어닝콜에서 “내가 투자한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아마존보다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손 회장이 생각하는 전자상거래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자상거래에서 발생하는 데이터가 손 회장이 그리는 '사물인터넷(IoT) 제국'의 연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포브스는 최근 손 회장의 'IoT를 통한 초연결사회 구상'을 조명하면서 “손 회장이 사 모은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가 초지능 발전에 유용한 먹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자상거래의 구매·결제 등 인간행동 데이터와 물류와 배송 데이터 등이 초지능 발전의 밑천이 될 거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