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열풍 1년]<5> 각국 규제 체계화 시동… <br>ICO에 규제 집중, 기술 발전·투자자 보호도 진행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한 배경에는 세계 각국의 규제 강화가 한 자리 차지한다. 규제는 가상자산이 돈세탁이나 마약 거래 등 범죄 수단은 물론 투기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자연스레 잇따랐다. 하지만 가상자산을 단순히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자산 기반 기술인 '분산 원장 기술(DLT)'이나 블록체인(공공 거래 장부) 발전을 위한 관련 제도 정비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세계 가상자산 규제는 가상자산공개(ICO)에 집중됐다. 새로운 가상자산 발행을 통해 자금을 모으는 ICO는 그동안 제대로 된 제도 없이 무분별하게 진행되면서 시장 과열, 사기 위험 증가 등 각종 부작용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ICO에 대해 가장 극단적인 정책을 시행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17년 9월 "ICO가 중국의 경제 및 금융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면서 ICO를 통한 자금조달 행위를 전면 금지했다. 반면 가상자산에 비교적 자유로운 미국은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해 ICO도 증권과 비슷하게 관리하고 있다. 일반 기업이 상장하기 위해서 사업 내용이나 투자 위험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처럼, 가상자산도 투자자 보호 조치가 분명하다면 허용한다는 것이다.
유럽도 미국과 비슷한 규제 방침을 세우고 있다. 유럽연합(EU) 금융당국 산하 자문기구인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은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가상자산을 크게 △지불형(결제 수단) △유틸리티형(디지털 서비스 이용수단) △자산형(수익 배분 가능)으로 나누고 '양도 가능' 여부에 따라 기존 상품이나 유가증권처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결제나 증권처럼 수익 배분에 사용되는 가상자산은 투자 상품처럼 취급되는 경우가 많아서 투자자 보호와 부정행위 단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자 보호가 필요 없는 유틸리티형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규제를 최소화해 기술 발전 및 관련 산업 발전을 추구하기로 했다.
가상자산과 ICO에 대한 규제 세분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주요 20개국(G20)은 지난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기준에 따라 가상자산을 통한 자금 세탁과 테러 자금 지원 방지 등을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가상자산 투자 수익에 대한 국제적인 과세제도도 마련하기로 했다. 동시에 "금융 부문에서 '기술'이 가져올 잠재적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가상자산 규제 강화와 별도로 블록체인 기술에는 지원을 계속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가상자산에 대한 세계 각국의 규제 체계화 노력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크립토뉴스는 "2019년에는 세계 각국 정부가 ICO를 둘러싼 규제 체계화와 과세 제도 마련에 집중할 것"이라며 "가상자산이 더 안전하게 관리되고, 제도화하면 가상자산 사용이 늘어나면서 관련 업계에도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