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경험 중시하는 Z세대…대형 주류업계 저알코올·무알코올 음료 앞다퉈 선보여

미국에서 술 소비가 점점 줄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더 이상 친구들과 놀거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주류업체들은 다양한 저알코올 및 무알코올 음료를 선보이며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국제주류연구소(IWSR)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의 술 소비는 전년에 비해 0.8% 감소했다. 이 중 맥주 소비 감소가 1.5%로 가장 컸고, 와인과 스프리츠의 판매도 주춤했다. 1인당 술 소비량도 1980년 10.34리터에서 2017년에는 8.65리터로 급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IWSR가 이같은 변화에 대해 "음주를 절제하거나 아예 마시지 않는 젊은 세대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사회에 Z세대(1995년 이후 출생자)가 대거 등장하면서 술보다는 개인적 경험을 중시하는 이들의 소비습관이 반영된 것이다. 스프리츠 제조사 시드립의 벤 브랜슨 회장은 "20년 전에는 밤늦게까지 여는 커피숍조차 없었기 때문에 갈 곳은 술집뿐이었다"면서 "그러나 이제 젊은이들은 부모 세대와는 다르게 건강을 더 챙길 뿐 아니라 취미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밝혔다.
주류업계는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 Z세대에게 술 이외의 새로운 마실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OB맥주와 코로나, 버드와이저 등의 브랜드를 가진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는 2017년 에너지드링크 업체 '하이볼'을 인수했으며 코코넛워터와 말차, 탄산수, 주스로 제품군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AB인베브는 미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 기간을 앞두고 이달 말 '본앤비브'라는 탄산수 브랜드를 출시한다. 또다른 맥주회사 몰슨 쿠어스는 밀크티 제조업체인 '박티'에 투자하는 한편,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콤부차(건강발효음료) 제조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젊은 세대들이 건강하고 간단하게 즐길 수 있도록 술의 도수 또한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말 보드카 회사인 '케텔원'은 일반 보드카보다 칼로리가 25% 낮고 도수도 10% 낮춘 신제품을 내놨다. AB인베브는 이미 2016년부터 무알코올 버드와이저와 코로나를 생산 중이다. AB인베브 측은 2025년이 되면 저알코올·무알코올 맥주가 회사 전체 맥주 생산량의 20%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IWSR은 미국의 저알콜 및 무알코올 제품들이 2018년과 2022년 사이에 32.1%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영국의 음료전문업체인 디아지오의 회장 이반 메네제스는 "이 같은 경향은 앞으로 꾸준히 계속될 것이며 우리 회사는 (저알콜 및 무알콜음료에)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