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키플랫폼]에릭 머서 코닝 총괄부사장 "도시 미세먼지 제거 위한 공기정화시설 개발에 계속 투자"

초대형 야외 공기청정기로 서울과 같은 도시의 미세먼지를 없앨 수 있을까?
꿈같은 얘기지만,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야심차게 도전한 곳이 있다. 바로 미국계 글로벌 소재기업 코닝(Corning)이다.
이미 중국 상하이와 프랑스 파리에 시제품을 테스트했으며, 코닝 필터로10m 높이의 시스템을 설치할 경우 매일 360만㎥의 공기에서 95%의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코닝은 2024년 파리 올림픽에 맞춰 야외 '공기정화시설'(Air Treatment System)을 상용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기장 주변과 도심 주요 거점에 다수의 공기정화시설을 설치한다는 복안이다.
코닝은 토마스 에디슨의 전구를 생산하고, 세계 최초로 실리콘과 유리세라믹 등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1851년 설립된 뒤 약 170년 동안 혁신을 거듭하며 생존해온 장수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14억달러(약 13조원), 전세계 종업원은 약 5만명에 달한다. 세계 168곳에 제조, 연구, 판매 거점을 두고 있다. 주력 분야는 강화유리와 광섬유, 필터 등이며 제약 등 생명공학 분야에도 진출해 있다.
코닝은 지난 2015년부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과 첨단기술 트렌드 분석, 미래산업 및 비즈니스 모델 혁신 연구를 함께 해왔다. '미지의 첨단: 내일을 만나다'(Edge of the Frontier: Meet the Tomorrows)를 주제로 오는 25~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2019 키플랫폼'을 위해서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적 솔루션과 비즈니스 모델 관련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도시 공기정화시설 개발에 계속 투자"
미국 뉴욕주 남부 코닝시 소재 코닝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머서 에릭 머서(Eric S. Musser) 코닝 총괄부사장은 "공기정화시설의 크기가 클수록 정화할 수 있는 공기의 양도 많다"며 "현재 시제품은 기술 검증 용도이기 때문에 회의실만한 크기로 만들었지만, 이보다 더 크게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제품 운영 결과, 현재까진 상당히 넓은 공간에서도 꽤 효과적이었다"고 했다.
코닝의 야외 공기정화시설은 실내 공기청정기와 마찬가지로 주변의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여 미세먼지를 걸러낸 뒤 깨끗한 공기만 내보낸다. 벌집 모양의 세라믹 필터들을 쌓아올린 형태로, 자동차 배기가스를 걸러내는 필터 기술이 활용됐다. 일반 필터는 내부에 미세먼지가 쌓이면 쉽게 효율이 떨어지지만, 벌집 모양의 세라믹 필터는 내부의 구조적 특성상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야외 공기정화시설은 코닝 소속 유럽과 중국의 기술연구소 연구팀들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지난해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로부터 도심의 미세먼지 농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선정돼 '호라이즌 2020 청정대기소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코닝은 300만유로(약 38억원)의 상금을 활용, 파리 등에 추가로 시제품을 설치해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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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드넓은 도시의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려면 상당한 숫자의, 그것도 엄청난 크기의 공기정화시설이 필요하다. 결국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머서 부사장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은 전세계적인 문제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려면 정부의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기술이 채택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돼야 할 뿐 아니라 재정적 지원도 있어야 한다. 아직은 초기 투자 단계지만 이 단계를 지나고 나면 투자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한 해답이 있어야 한다."
결국 적은 비용으로 확실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머서 부사장은 적어도 기술에 관해선 자신에 차 있었다.
"기술이 없다면 처음부터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비용 대비 효과적인 시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 와 있다. 앞으로도 시제품 개발에 투자를 계속할 생각이다. 동시에 미세먼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의 중앙정부 또는 지방정부들이 이 기술에 관심이 있고, 상용화를 지원할 의향이 있는지도 확인해볼 생각이다."

◇"GDI 엔진에도 미세먼지 필터 의무화해야"
야외 공기정화시설보다 더 가까운 해법은 미세먼지의 배출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머서 부사장은 미세먼지의 주요 배출원인 자동차, 그 중에서도 일반 휘발유(가솔린) 엔진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GDI(가솔린 직분사) 엔진의 문제를 지적했다. GDI 엔진이 일반 가솔린 엔진보다 연비가 좋은 대신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더 많다는 점이다.
"GDI 엔진 차량을 가진 운전자들은 성능과 연비에 대해 상당히 만족할 것이다. 하지만 GDI 엔진은 지름 2.5㎛이하의 초미세먼지(PM2.5) 배출이 늘어난다는 특징이 있다. 디젤 엔진의 경우엔 이미 많은 국가에서 배기가스 필터 장착을 의무화했지만, 가솔린 엔진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다. 가솔린 엔진에도 배기가스 필터 장착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코닝과 같은 필터 업체들 입장에선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걸러내면서도 엔진 성능을 저하시키지 않는 기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