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화웨이 '장벽', 덫에 갇힌 전세계

트럼프의 화웨이 '장벽', 덫에 갇힌 전세계

강기준 기자
2019.05.28 16:53

화웨이 압박 넘어 디지털 분단 밀어붙이는 美 <br>"오히려 中 기술 자립 의욕 자극한다" 우려도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화웨이 제재 장벽을 세웠지만, 디지털 세계를 분단의 덫에 빠뜨렸다. 미국이 시작한 디지털 전쟁이 화웨이를 무너뜨리는 것을 넘어, 아예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제재 효과로 세계 2위 스마트폰 사업자인 화웨이가 올 여름께 구글 운영체제와 앱, 인텔이나 퀄컴산 칩이 없는 '부족한 제품'을 내놓을 수도 있다면서, 미국은 이를 넘어 기술 장벽으로 디지털 세계를 절반으로 나누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화웨이 등 중국산 통신장비를 사용하면 국가 기밀이 유출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워싱턴은 이번 문제를 '기술 냉전'으로 규정한 상황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방장관은 지난 23일 "화웨이는 중국 공산당과 깊이 연계돼 있다"면서 "세계는 신뢰할 수 있고 투명한 단 하나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 많은 동맹국들이 화웨이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한 셈이다.

수 고든 국가정보국 부국장 역시 "우리는 5G 시대에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 그렇지 않은 네트워크로 나눠 위기를 관리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를 성공적으로 고립시켜도, 이미 화웨이의 해저 광케이블은 하루 수십억 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등 중국 통신사업자들이 전세계 네트워크 시장의 40~60%를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단지 무역협상 카드로 화웨이를 저격하는 게 아니라, 양측이 본격적으로 기술 전쟁에 돌입하면 디지털 세계가 미국과 중국으로 양분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NYT는 미국의 이러한 장벽 세우기가 중국의 자립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이럴 줄 알고, 오래전 부터 준비해왔다"면서 반도체칩 등을 자체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화웨이는 이미 핵심 부품을 6개월치 이상 확보하는 등 장기전 대비도 한 모습이다.

랜드연구소의 알리 와인 정책분석가는 "미국은 이렇게 장벽을 세우는 것이 오히려 중국을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자립하게 만드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걸 생각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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