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직원들에 200억달러 빌릴 예정"… 1~3개월 내 투자 활동 시작할 계획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1080억달러(약 127조원) 규모의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 2호를 설립하기로 한 가운데, 자금 조달을 위해 자사 직원들에게 최대 200억달러(24조원)를 끌어오기로 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 2호에 출자하기 위해 자사 임직원 400여명에 최대 200억달러를 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정의 회장이 이중 절반가량인 100억달러 이상을 부담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 출자금 200달러는 비전펀드 2호가 계획하는 전체 조달액의 20%에 달한다. 여기에 소프트뱅크 출자액 380억달러를 합하면 회사 자체 출자액이 전체 규모의 절반을 차지한다.
WSJ는 "손 회장이 직원들에게 빌린 비전펀드 출자금을 갚기 위해 보유한 소프트뱅크 지분을 팔 수 있다"고 전했다. 직원들은 회사로부터 약 5%의 금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비전펀드 2호의 투자수익에 따라 어느 정도의 수익도 배분될 것으로 전해졌다. 소프트뱅크 임원들은 "직원들이 외부 투자자들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을 일치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월말 소프트뱅크는 세계 각국 AI(인공지능)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2호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당시 소프트뱅크그룹이 380억달러를 출자하고 나머지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기업 출자자로 참여해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WSJ은 "보통 투자자들로부터 확실한 약속을 받은 후 펀드 규모를 발표하는 일반적인 벤처캐피털 관행과는 대조적"이라고 전했다.
비전펀드 2호에서 외부 투자자의 출자액이 감소한 것은 사우디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비전펀드 1호의 최대 출자자는 사우디 정부계 투자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와 아부다비 무바달라투자공사다. 하지만 이번 비전번드 2호에는 이전 펀드에서 막대한 자금줄 역할을 했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아직 투자를 확정하지 않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사우디와 아부다비의 국부펀드가 비전펀드 2호에 대해 '강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우리 회사의 미래는 기본적으로 비전펀드 2호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3개월 안에 투자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