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시위 장기화로 홍콩 주요 항공사가 대규모 인력 감축에 이어 파산 위기가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의 탑승객 수는 4개월 연속 하락했다.
반년째 이어진 반정부 시위로 아시아 최대 국제 금융·관광 허브로 꼽혀온 홍콩은 관광객 급감에 시달리고 있다. 홍콩관광진흥청은 지난 10월 홍콩을 방문한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홍콩이 세계 최대 인기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만큼, 특히 항공업계에 미친 여파가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캐세이퍼시픽은 지난달 하반기 실적을 두고 "심각하게 낮을 것"이라며 한 달 새 두 차례나 수익 경고를 발표했고, 항공컨설팅업체 엔다오애널리틱스에 의하면 최대 1000명에 이르는 인원 감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 제프리스의 앤드루 리 연구원은 "낮은 여행 수요로 캐세이퍼시픽이 올해 하반기 약 9억7300만홍콩달러(약 14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회사는 상반기만 해도 13억5000만홍콩달러(2020억원)의 순수입을 벌어들였다.

홍콩 3대 항공사 중 하나인 홍콩 항공(HKA)은 최근 공항 이용료 등을 미납해 항공 당국에 비행기 7대를 압류당한 데다, 금융 상황 악화로 항공사 면허 취소 위기까지 몰렸다. 폴 영 싱가포르개발은행(DBS) 연구원은 "보통 항공사의 비행기 압류는 영업 중단의 전조로 나타난다"며 "(홍콩 항공사들은) 비행기 탑승률이 손익분기점에 못 미치는 탓에 항공편 운행으로 오히려 적자를 보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수익성 악화 요인은 중국 본토 출신 관광객의 홍콩 기피 현상이다. 앞서 언급한 10월 홍콩 방문객 가운데 중국 본토 출신은 250만명으로 전년 대비 46% 줄었다. 캐세이퍼시픽은 매출의 절반가량을 중국과 홍콩을 오가는 항공편을 운행해 벌어왔다.
특히 캐세이퍼시픽은 홍콩 시위 격화 이후 시위 지지층과 반대층 양쪽으로부터 뭇매를 맞아왔다. 앞서 캐세이퍼시픽 직원 약 2000여명은 지난 8월 시위대가 주도한 총파업에 동참했고, 이에 중국 당국과 국영기업으로부터 보이콧을 당했다. 또한 캐세이퍼시픽은 "불법 시위에 참여하면 해고될 수 있다"고 직원들에 경고를 날렸단 이유로 여론의 비판을 받았고, 존 슬로사 회장과 루퍼트 호그 CEO는 책임을 지고 결국 연이어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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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최대 민간은행 유나이티드오버시즈뱅크(UOB)의 케이 아지스 연구원은 "올해 말과 내년으로 예정된 캐세이의 인력 감축안도 충분치 않을 것"이라며 "150억홍콩달러(2조2450억원)에 이르는 부채 만기와 자본 지출로 회사는 자금 조달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면허 취소 위기까지 치달은 홍콩 항공 또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통신은 아시아태평양항공센터(CAPA) 보고서를 인용해 "시위 이전부터 유동성 경색을 겪어온 홍콩 항공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며 "홍콩 당국이 사업 유지를 위해 요구한 조건은 겨우 맞췄지만, 앞으로의 상황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