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유가를 내렸다…"2008년 후 첫 위기감"

신종코로나, 유가를 내렸다…"2008년 후 첫 위기감"

황시영·임소연 기자,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2.04 15:27

중국 원유수입 감소 현실화… OPEC+ 추가감산 논의

오일메이저 로고/사진=로이터
오일메이저 로고/사진=로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으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깊어가는 가운데, 국제 유가도 50달러선으로 내려갔다. 신종 코로나 발발 이후 석유 수요 감소 우려가 있어온 데다 실제 중국의 원유 수입·소비가 감소하면서 유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OPEC의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가 다소 큰 폭의 감산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유가 방어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장중 한때 40달러대…OPEC+ 감산 소식도 유가 하락세 못뒤집어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5달러(2.8%) 내린 50.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9년 1월 이후 13개월 만의 최저치다. WTI는 이날 오전 한때 50달러 선을 내주고 49.92달러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지난달 6일 배럴당 63달러에 달했던 WTI는 현재까지 하락률이 20%를 넘어섰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고점 대비 20% 이상의 하락률은 조정 국면 진입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전일보다 3.8% 밀려난 배럴당 54.4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이날 한 때 6% 이상 하락했으며, 지난달 20일 이래 10% 넘게 떨어졌다.

RBC캐피탈마켓은 "원유 시장이 최근 몇 년간 여러 공급 위기를 겪어왔지만 2008년 이후 수요 측면 위기를 겪어 본 적이 없다"며 신종 코로나가 원유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주에서 나오는 원유를 이르쿠츠크 원유회사의 한 직원이 손에 담아보이고 있다.(2019년 3월 11일)/사진=로이터
러시아 이르쿠츠크주에서 나오는 원유를 이르쿠츠크 원유회사의 한 직원이 손에 담아보이고 있다.(2019년 3월 11일)/사진=로이터

원유 수입 줄이는 중국…'블랙스완' 우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뚜렷해진 지난달 중순 이후 중국의 석유 수입량이 하루 평균 300만 배럴 감소했다. 기존 수입량에서 20% 빠진 수치다.

존 킬더프 뉴욕 어게인캐피털LLC 에너지전문 분석가는 “이건 석유 시장에 ‘블랙스완’(일어나지 않을 것 같지만 발생할 경우 시장에 치명적인 충격을 가져오는 사건)이 될 수 있다”며 “바이러스 발병 직전까지만도 석유 수요 전망은 밝았으나 지금은 달라졌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세계 최대 원유정제업체인 중국 시노펙은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일일 생산량을 60만배럴 감축했다. 60만배럴은 시노펙 전체 일 생산량의 12%로, 10년만의 최대 규모 감산이다. 이 회사는 공장 평균 가동률을 13~15% 줄이고 9일 이후 추가적인 감축이 필요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2016년 중국은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이 됐다. 중국의 일일 석유 소비량은 1400만 배럴로, 한국과 일본 등 7개국의 일일 소비량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있는 시노펙 정제 공장/사진=로이터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있는 시노펙 정제 공장/사진=로이터
중국 원유 수입·소비 위축…남미·서아프리카·이란 등 산유국 영향 일파만파

중국의 수입·소비 감소가 가시화하면서 산유국들도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지난주엔 남미산 석유의 대중국 수출이 일시 중단됐고, 서아프리카산 원유도 수출세가 둔화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신종 코로나가 원유 수요에 타격을 입혔다"며 "원유 시장이 압박을 받고 있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떨어져 수요와 공급 균형을 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OPEC+가 감산을 추진하면 이에 동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OPEC+는 3월 전체회의를 2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2월 4~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동기술위원회를 열어 신종 코로나 관련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이 신종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하루 평균 산유량을 총 50만 배럴 줄이는 방안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일시적으로 일평균 100만 배럴을 감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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