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중국 깎아내리는 한국…우리가 틀렸다[차이나는 중국]

유독 중국 깎아내리는 한국…우리가 틀렸다[차이나는 중국]

김재현 전문위원
2021.03.14 06:00
[편집자주] 차이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중국과 가장 가까운 한국이 중국의 글로벌 경제 지위에 대해서는 가장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전 세계 14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11개 국가가 전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파워(world’s leading economic power)로 중국을 꼽았다. 3개 국가만 중국 대신 미국을 선택했는데, 이들은 자국을 선택한 미국,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였다. 이중 중국을 선택한 비중이 가장 적은 국가는 한국이었다. 왜일까?

한국, 미국의 경제력에 대해 가장 긍정적
퓨리서치센터의 설문조사 결과/ 사진=퓨리서치 센터 홈페이지
퓨리서치센터의 설문조사 결과/ 사진=퓨리서치 센터 홈페이지

한국이 '미국'을 전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파워로 꼽은 비율은 77%로, 일본(53%)과 미국 자신(52%)마저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14개 국가가 응답한 중간값인 35%보다 무려 42%포인트가 높을 정도로 다른 국가와 차이가 컸다.

중국의 경제력에 대한 시각은 자연히 상대적으로 부정적이었다. 우리나라는 중국을 전 세계로 선도하는 경제 파워로 대답한 비율이 16%로 가장 낮았다. 다음 순서인 일본(31%), 미국(32%)과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

결국 전 세계에서 한·미·일만 중국 대신 미국을 글로벌 경제 파워로 꼽았고 자국을 선택한 미국을 빼면 한국, 일본만 남는다. 중국과 가장 가까운 두 나라가 중국 대신 미국을 선택한 것이다.

우리가 중국을 저평가 하는 이유

우리나라가 중국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이유는 역사의 영향이 클 것이다.

수나라와 당나라의 연이은 침략과 이에 맞선 고구려의 한판 승부는 초등학생도 알만큼 유명하다. 송나라 때는 침략이 없었지만, 뒤이은 몽골의 침략은 고려의 존망을 위협할 만큼 위력적이었다. 명나라 때는 비교적 평화적인 시기였지만, 청나라의 침입을 맞은 조선은 남한산성에서 삼전도의 굴욕을 겪었다.

이런 고대사와 중세사보다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현대사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과 미국이 중심이 된 유엔군의 참전, 그리고 인천상륙작전 이후 북진. 당시 잠깐이나마 우리가 꿈꿨던 통일이 무산된 건 ‘중공군’의 참전 때문이었다.

더구나 종전 선언이 이루어지지 않은 휴전 상태에서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에게 중국이 북한의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점도 우리가 중국을 좋게 볼 수 없는 이유다.

결국, ‘중공군’의 참전으로 인한 통일 불발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북한과의 대치라는 현 상황이 우리가 중국을 싫어하고 경계하게 만들어 중국의 경제력을 과소평가하게 만드는 편향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이런 사실은 한국전쟁 때 앞장서서 참전한 미국의 경제력을 과대평가하는 편향으로도 작용한다. 미국이 우리를 구해줬고 앞으로도 우리를 구해줘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미국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슈퍼 파워'이며 앞으로 그럴 것이다. 하지만, 퓨리서치센터의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는 다른 국가에 비해 미국의 경제력을 분명히 과대평가하고 있다.

또한 2016년 사드 배치 결정과 이에 대한 중국의 보복도 반중감정을 키우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역시 중국은 우리편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미중 경쟁국면을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우리가 중국이 잘 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해서 중국 경제가 나빠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중국을 감정적으로 싫어하는 건 우리가 장기적인 미중 경쟁국면에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우리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중국을 최대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지만, 중국의 경제력을 평가절하 하지 않는다.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도 향후 중국의 성장 전망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 1월 초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회장은 중국이 곧 뉴욕, 런던과 글로벌 금융패권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대국 간의 상대적 역량비교/사진=레이 달리오 링크드인 페이지
강대국 간의 상대적 역량비교/사진=레이 달리오 링크드인 페이지

지난 500년간 글로벌 패권이 네덜란드에서 영국,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해왔으며, 현재 미국이 가장 강력한 국가이지만 상대적인 하락세를 탄 반면 중국의 파워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980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의 6.7%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미국의 70.2%에 달할 정도로 중국은 빠르게 성장했다. 2028년에는 중국이 미국 대신 글로벌 경제 대국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 자본주의 국가?

중국을 안 가본 사람들은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서 싫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국을 가본 사람들은 오히려 중국이 너무 자본주의적이라 실망하기도 한다. 중국은 현행 중국 체제를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고 선전한다. 사회주의 체제에 시장 경제적인 요소를 일부 가미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필자가 볼 때는 오히려 ‘중국 특색 자본주의’가 더 정확한 것 같다. 선거 제도 등 일부 정치시스템을 제외하고는 중국은 자본주의 국가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오히려 중국만큼 노골적으로 돈을 좋아하고 장사꾼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많은 나라도 드물다.

필자가 상하이에 있을 때, 매년 추석이 되면 거리 곳곳에서 월병(月餠) 교환권을 사고 파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월병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회사에서 나눠주는 교환권을 바로 현금화시키고 월병이 필요한 사람들은 교환권을 할인된 가격에서 산다. 이렇게 사설 ‘시장’이 필요할 때마다 바로 생기는 게 중국이다.

중국이 싫든 좋든 우리는 선입견을 버리고 중국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중국은 이미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국가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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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논설위원

중국과 금융에 관심이 많습니다. PhD in fin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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