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잃었다더니"…'테라' 권도형 비트코인 1만개 빼돌렸다

"전 재산 잃었다더니"…'테라' 권도형 비트코인 1만개 빼돌렸다

송지유 기자
2023.02.18 14:46

美 SEC "스위스 은행 통해 1300억 현금인출"…
사기 아니라며 당당하더니 뒤에선 코인 현금화…
미 금융당국도 전날 사기혐의로 정식 기소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사진=블룸버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사진=블룸버그

사기 혐의로 기소된 가상화폐 테라USD(UST)·루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가 비트코인 1만개를 빼돌렸으며 스위스 은행을 통해 1300억원 이상을 현금으로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6일 공소장을 통해 권 대표가 테라 생태계의 비트코인 1만개를 암호화폐 거래소가 아닌 콜드월렛(온라인에 연결되지 않은 하드웨어 암호화폐 지갑)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지난해 5월부터 주기적으로 콜드월렛에서 비트코인을 빼내 스위스 은행을 통해 현금화했으며 이 중 일부는 법정화폐로 인출했다고 SEC는 봤다. 그가 지난해 6월부터 이날까지 스위스 은행에서 인출한 자금은 1억달러(약 1300억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SEC는 스위스 은행명은 밝히지 않았다.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암호화폐 테라와 루나의 가치가 지난해 5월 순식간에 폭락하며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대규모 투매사태가 벌어진 점을 감안할 때 권 대표는 폭락 사태 이후에도 꾸준히 비트코인을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재 비트코인 시세는 2만4000달러(약 3120만원) 수준으로 1만개의 가치는 2억4000만달러(약 312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5월 12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차트가 표시되고 있다. 최근 한국 블록체인 기업 테라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테라'가 사흘째 무너지면서 자매코인격인 '루나' 역시 5월초 대비 95%에 가까운 폭락이 이어지고 있다. 2022.5.12/뉴스1
지난해 5월 12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차트가 표시되고 있다. 최근 한국 블록체인 기업 테라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테라'가 사흘째 무너지면서 자매코인격인 '루나' 역시 5월초 대비 95%에 가까운 폭락이 이어지고 있다. 2022.5.12/뉴스1

SEC는 투자자들을 상대로 수십억달러 규모 사기를 벌인 혐의로 전날 권 대표를 기소했다. 2018년 4월부터 상호 연결된 디지털 자산을 판매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수십억달러를 모금했는데 이 중 다수는 등록되지 않은 증권이라고 SEC는 설명했다.

권 대표는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의 가격이 동반 폭락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SEC는 "테라 사태로 최소 400억달러(약 52조원)의 시장 가치 손실이 발생했다"며 "권 대표가 투자자들을 반복적으로 오도했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자신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적색수배 대상이 되고, 여권이 무효화 되자 "루나 사건이 매우 정치화됐으며, 한국 검사들이 불공정한 수사로 한국법에 보장된 기본권조차 침해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또 "실패와 사기는 다르다"며 "나 역시 이번 폭락으로 자산 대부분을 잃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신의 자산 대부분이 사라졌지만 검소하게 살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부연했다.

테라 폭락 사태 직후 싱가포르에서 세르비아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검찰이 여권을 무효화하고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수사망을 좁혀오자 "나는 숨은 적이 없으며 현재는 내 집 안방에서 코딩 중"이라며 "평소 산책하러 나가고 쇼핑몰도 간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김종복 대표 변호사(가운데)가 19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으로 테라 및 루나 가상자산 피해자들을 대리해 고소·고발장 접수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5.19/뉴스1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김종복 대표 변호사(가운데)가 19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으로 테라 및 루나 가상자산 피해자들을 대리해 고소·고발장 접수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5.19/뉴스1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송지유 기자

국내외 벤처투자 업계와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한 발 더 나간, 한 뼘 더 깊은 소식으로 독자 여러분과 만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