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도 육박' 이란, 관공서·은행·회사 등 이틀간 휴업
그리스, 일부 관광지 일시 중단 "공중보건 위기 상황"

살인적 폭염이 지구촌을 덮치면서 '일상 멈춤'이 다시 시작됐다. 각국은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외출 자제, 근로시간 단축을 권고하고 휴교령을 발령한 데 이어 임시 공휴일까지 선언하고 나섰다. 기후 위기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봉쇄 상황을 연상케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정부가 폭염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준비해야 할 때라는 지적도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50℃에 육박하는 폭염에 시달리는 이란은 2일부터 이틀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에 관공서와 민간 회사, 은행, 증권 거래소가 일제히 문을 닫았다. 이란 정부는 국민들에게 낮에는 될 수 있으면 실내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이란에서 폭염을 이유로 전국에 임시 공휴일을 선언한 것은 전례가 없다.
폭염으로 일상이 차질을 빚는 건 비단 이란만이 아니다. 최근 인도와 멕시코, 필리핀 등도 무더위를 이유로 휴교령을 내리거나 등교 시간을 조절했다. 그리스는 지난달 땡볕 아래 있는 관광 명소인 아크로폴리스 관광을 일시 중단했다. 이탈리아는 폭염 노출 위험이 큰 건설 및 농업 부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당시 도입했던 임시 해고를 적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는 일련의 상황을 두고 "지구촌이 폭염이라는 위기에 대응해 셧다운이라는 팬데믹 대응 교본을 다시 꺼내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폭염이 팬데믹 당시만큼 시급한 공중 보건 위기 상황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엔 특히 기후 변화 영향에 자연 현상인 엘니뇨까지 겹쳐 지구촌은 그야말로 폭염과의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비영리단체 기후센터에 따르면 2일 기준 전 세계 인구 81%인 65억명 이상이 7월 극단적 더위에 노출된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30년 열 스트레스로 인한 전 세계 경제적 손실이 2조4000억달러(311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러프버거대학의 조지 헤이니스 환경 생리학 교수는 "더울 땐 체온을 식히기 위해 땀을 더 많이 흘려야 하고 심장은 피부로 혈액을 보내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며 "이는 심장에 부담이 돼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국가 폭염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기엔 건강 경보체계를 만들고 병원 수용 능력을 늘리고 일정 기온 초과 시 야외 근로를 금지하는 규정을 만드는 것 등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