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무역전쟁 공포가 아시아 증시를 강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강행한 가운데 주요 표적이 된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대응에 나서면서 지구촌이 무역전쟁과 경기침체의 구렁텅이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단 공포에 시장은 바닥을 찾지 못한 채 수직 낙하했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7.8% 추락한 3만1136.58에 거래를 마감했다. 역대 세 번째로 큰 일일 낙폭이자 종가 기준 1년5개월 만의 최저치다. 지수는 개장과 함께 8% 넘게 폭락하면서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상장사 중 90% 넘는 종목이 내림세를 탔다. 주요 종목 가운데에선 도쿄일렉트론이 10%, 토요타가 5.8% 각각 추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의 상호관세에 중국이 34% 보복관세를 예고하는 등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급격히 후퇴할 수 있단 경계심이 시장에 퍼졌다"고 진단했다.
중화권 증시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4일 청명절 연휴로 휴장했던 중화권 증시는 개장과 동시에 일제히 급락했다.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7.3% 떨어진 3096.57에, 홍콩 항셍지수는 13.7% 폭락한 1만9828.30에 각각 장을 종료했다.
항셍지수는 중국 기술주 호조에 힘입어 올해 상승세를 보였으나 하루 만에 상승폭을 전부 반납하며 연초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샤오미는 이날만 20% 넘게 떨어졌고 알리바바도 18% 내려앉았다.
대만 가권지수도 9.7% 미끄러진 1만9232.35에 거래를 마쳤다. 대만 증시는 미국의 32% 상호 관세 부과 발표 직후 청명절 연휴로 3~4일 휴장했다. 이에 따라 시장 충격이 한꺼번에 반영되며 낙폭이 커졌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 주가도 10% 추락했다.
이제 막 문을 연 유럽증시 역시 폭락세다. 한국시간 오후 4시50분 현재 유로스톡스50지수는 6% 넘게 떨어지고 있다. 미국 증시 3대 지수 선물 역시 4~5% 하락하며 또 다시 잔혹한 하루를 예고하고 있다.
ETF자산운용의 다니엘 머레이 CEO는 블룸버그를 통해 "시장에 공포감이 만연하다"면서 "전부 다 쓰러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잘 나가던 우량 기업들도 숨을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