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유라시아 국가들을 잃고 있다 [PADO]

러시아는 유라시아 국가들을 잃고 있다 [PADO]

PADO 국제시사문예지
2025.08.30 06:00
[편집자주] 푸틴이 언젠가 이런 식의 말을 했다고 합니다. '소련을 그리워하지 않는 자는 심장이 없다. 하지만 소련을 재건하고자 하는 사람은 뇌가 없다.' 현재의 러시아를 잘 보여주는 명언인 것 같습니다. 소련이라는 제국은 복원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공산주의 제국은 아니다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푸틴은 이런 러시아인들의 염원에 부합하는 대외정책을 실천해왔고, 이에 따라 독립해버린 주변국가들을 러시아 주변에 모으려 노력해왔습니다. 그 중 하나가 벨라루스를 사실상 보호국으로 만든 것이고, 크름(크림)반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침공입니다. 물론 우크라이나 침공에는 나토 확장 저지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기간 중 러시아의 얼마 되지 않는 군사력과 기타 역량이 우크라이나쪽에 집중되면서 다른 '유라시아' 지역에서는 러시아의 존재가 약해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중국은 중국 나름대로 무역 및 교통로를 확대하고 군사적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 러시아라는 제국의 종주국 눈치를 보던 작은 국가들이 서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포린어페어스 7월 24일자 기사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유라시아 정책' 방향을 조언합니다. 미국이 직접 개입할 여력은 없을 테지만 이해관계가 밀접한 EU나 한국, 일본 등 유럽-아시아 동맹국들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관여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러시아의 압박에 맞설 수 있도록 구소련 국가들이 서로 무역하고 교통할 수 있도록 도우라고 조언합니다. 8월에 미국 중재로 체결한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평화협정이 모범적인 사례일 듯 합니다.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를 사이에 두고 이격되어 있는 지역을 아제르바이잔 본국에 연결하는 회랑을 미국 기업이 주도해 건설하고 99년간 관리하는 방안에 두 나라가 합의한 것입니다. 이 회랑을 통해 아제르바이잔은 우호국인 튀르키예로 석유를 실어나를 수도 있고 아르메니아와 무역을 할 수도 있습니다. 교통로를 통해 러시아의 '근린' 국가들이 서로 정치적, 경제적으로 연대해나갈 수 있게 됩니다. 이 기사는 구소련 '유라시아' 지역에서 러시아, 중국, 그리고 미국이 어떻게 세력을 유지 및 확충해나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내륙 '유라시아' 지역은 강대국들의 이해가 충돌하는 곳으로서 대만해협, 남중국해와 함께 미중 패권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곳입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이 지역 정세를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P/뉴시스

러시아의 전면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은 소련 이후의 유라시아에서 영향권을 회복하려는 더 광범위한 움직임의 한 부분이다. 2022년의 침공은 동유럽, 남캅카스(남코카서스), 중앙아시아의 많은 러시아 이웃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으며, 러시아가 여전히 그들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위협이 된다는 두려움을 확인시켰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관심과 자원을 대규모로 소모한 만큼, 이는 동시에 많은 국가들에게 기회가 되었다. 러시아가 전쟁에 매달린 틈을 타 이들 국가는 상호협력을 강화하고, 지역 밖으로의 파트너십을 새로 맺거나 심화시키며, 옛 제국 종주국과 묶여 있던 유대의 일부를 느슨하게 풀었다.

구소련 '유라시아'의 많은 정부들은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하는 데에는 조심했지만, 현실에서는 주권과 독립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1990년대 이래 미국이 이 지역에서 추구해온 핵심 목표다. 러시아군의 무기 수요로 인해 러시아 정부가 약속한 수출을 이행할 수 없게 되자, 아르메니아 같은 국가는 유럽과 인도 등 다른 공급처로 눈을 돌렸고, 다른 지역 국가들은 튀르키예, 심지어 중국으로부터 무기를 구입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으로의 재배치를 위해 캅카스와 중앙아시아에 주둔한 병력과 장비를 철수하자, 양 지역의 국가들은 러시아가 오랫동안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부추겨왔던 갈등을 스스로 해결하기 시작했다. 더 넓은 지리상의 협력이 강화되면서 무역 연결성을 강화하고 러시아를 경유하지 않는 대안 교통로를 구축할 새로운 기회도 창출되고 있다. 과거 종주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면서, 이 지역 국가들은 러시아 그리고 다른 강대국들과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을 점점 키워가고 있다.

그러나 역사가 보여주듯, 러시아는 지역적 패권을 지키기 위해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 2014년 전면 침공 이전에도 러시아는 크름(크림)반도를 합병하고 돈바스 지역에 개입했으며, 그보다 앞선 2008년에는 조지아를 침공했다. 오늘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다른 많은 나라들에 대해서도 배타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는 여전히 러시아의 최우선 순위지만, 러시아는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카자흐스탄, 몰도바에 대한 일종의 종주권을 추구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의 나머지 국가들에 대해서도 좀 거리는 있지만 소련제국의 시선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 외교정책의 방향과 우선순위를 명시한 2023년 러시아 외교정책 개념은 이들 국가들을 "근린 지역"(ближнее зарубежье)이라 부르는 용어를 부활시켰으며, "수세기에 걸친 공동 국가 전통, 깊은 상호의존 … 공통의 언어와 밀접한 문화"를 내세워 이들을 러시아의 영향권에 두려는 정당화 논리를 제시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전투가 잦아들면, 러시아는 다른 이웃들을 러시아가 주도하는 다자체제에 끌어들이고,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며, 그들 나라의 시민사회를 겨냥해 러시아식 법률을 채택하게 하고, 그들 영토 내에서 러시아 군사 및 정보 기구의 존재를 더욱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려 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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