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설립자 자오창펑을 전격 사면했다. 시총 순위 4위인 바이낸스 연계 코인 BNB는 5%대 급등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자오가 "바이든 정부에서 탄압을 받았다"면서 "많은 사람들은 그가 잘못한 게 없다고 말한다. 많은 훌륭한 사람들의 요청으로 내가 사면했다"고 밝혔다.
자오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오늘 사면된 데 대해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정, 혁신, 정의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지켜준 데 대해 깊이 감사한다"면서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자오 사면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한 가상자산 범죄 단속 중 가장 중요한 조치가 사실상 해제됐다고 의미를 짚었다. 이날 캐롤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자오 사면을 발표하면서 "바이든 시대의 가상자산과의 전쟁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자오는 2017년 바이낸스를 설립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키웠으나 2023년 미국에서 적절한 자금세탁 방지 조치를 시행하지 않은 혐의로 각종 소송에 직면했다. 자오는 결국 유죄를 인정하고 4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바이낸스는 미국 정부에 43억달러(약 6조원)의 합의금을 지불했다. 자오는 지난해 9월 징역형을 마치고 출소한 상태다. 외신은 이번 사면으로 자오의 명예 회복이 이뤄지고 바이낸스의 미국 진출 기회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가상자산 친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으로 마약이나 총기 등을 사고팔 수 있는 암거래 사이트인 실크로드 창립자 로스 울브리히트와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멕스 공동 창립자들을 잇달아 사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오 사면을 두고 부정 거래라는 비판도 나온다. 바이낸스가 트럼프 일가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사업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의 핵심 후원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바이낸스는 WLF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USD1의 기술적 토대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USD1은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MGX가 바이낸스 지분을 인수하는 20억달러 규모의 거래에서 사용되면서 트럼프 일가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다. 이와 관련 리빗 대변인은 자오 사면은 백악관 변호사들에 의해 철저히 검토됐다며 부정 거래 주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