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무역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캐나다가 자신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TV 광고를 방영했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캐나다가 "로널드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이 관세에 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모습이 담긴 가짜 광고를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캐나다의 악의적 행동에 근거해 캐나다와의 모든 무역 협상을 즉시 종료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레이건 재단이 올린 공지 화면을 공유했다.
레이건 재단은 해당 공지에서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가 1987년 4월25일자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에 관한 국민 라디오 연설' 중 일부 영상과 음성을 선별적으로 사용해 광고를 제작했다"며 "해당 광고는 대통령의 연설을 왜곡하고 있고, 온타리오주 정부는 이 영상을 사용하고 편집하는 데 허가를 구하거나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단은 이 문제에 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광고는 관세가 장기적으로 미국인의 삶에 미치는 악영향에 관한 주장이 담겼다. 1분짜리 영상 속 내레이션은 "관세는 처음엔 애국적인 정책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모든 근로자와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치열한 무역전쟁과 일자리 상실을 초래한다"고 말한다. 그러다 내레이션 마지막 문장이 나올 때 레이건 전 대통령의 연설 모습이 등장해 마치 전체 내레이션이 그의 연설 내용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는 미국의 국가 안보와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며 "이 광고는 미 대법원 등 사법부가 나의 관세 정책의 합법성을 검토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미국 법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캐나다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 '상호 관세'를 부과한 건 권한을 넘어서는 위법이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IEEPA이 대통령에게 수입 규제 정도의 권한은 주지만 의회를 거치지 않고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부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상고하면서 연방 대법원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대법원은 오는 11월5일 상고심 첫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미국과 캐나다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알루미늄에 부과한 50% 고율 관세를 포함한 일부 무역 장벽 완화를 논의해 왔다. 또 미·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은 법률상 2026년 재검토가 예정돼 있어 이를 위한 재협상 절차가 곧 시작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