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잠수함용 핵연료 요구에 외신 "핵 조약 재해석 유도한 것"

한국 잠수함용 핵연료 요구에 외신 "핵 조약 재해석 유도한 것"

김희정 기자
2025.10.29 16:48

블룸버그 "기술적 요구 아닌 전략적 협상의 일부로 제시"…
"중국 군사력에 맞서 더 큰 역할 의향 내비친 것" 해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과 회동하는 동안 "무궁화 대훈장"(사진 없음)과 복제 금관을 수여받았다.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과 회동하는 동안 "무궁화 대훈장"(사진 없음)과 복제 금관을 수여받았다. /로이터=뉴스1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미국에 핵 추진 잠수함에 필요한 연료를 확보하도록 허용해달라고 요청하자 외신은 이재명 대통령이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이 허용하는 바를 재해석하게끔 유도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건조하려는게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잠수함용 핵연료 확보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의 디젤 추진 잠수함은 수중 항속 시간이 제한적이어서 북한과 중국의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제약이 있다"며 "핵연료 공급 승인을 확보한다면 자체 기술을 활용해 재래식 무장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할 수 있고 이 잠수함들이 한반도 동해와 서해를 순찰·방어해 미군의 작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과 소위 '123 협정'(123 Agreement) 개정을 추진해왔다. 123 협정은 미국이 외국과 원자력 에너지 협력을 위해 체결하는 공식 협정으로, 핵물질·기자재·기술의 이전과 사용 조건을 엄격히 규정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비핵 국가들이 직접 핵 연료를 생산하는 대신 미국 등 국제 공급원에 의존해온 기존 핵 확산 체제의 균형에 암묵적으로 도전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 대통령이 우라늄 농축 협력을 투자 및 방위비 분담금 같은 보다 광범위한 경제·산업적 인센티브와 연계, 단순한 기술적 요구가 아닌 전략적 협상의 일부로 제시했다고도 짚었다.

한국이 북한 잠수함뿐 아니라 중국 잠수함도 추적할 수 있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한국이 중국의 군사력에 맞서기 위해 더 큰 역할을 맡을 의향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핵추진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수중에 머무를 수 있지만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낮다. 핵 추진 잠수함의 가치는 태평양 같은 훨씬 먼 거리를 항해할 때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블룸버그는 이 대통령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완전한 안전장치 하에 운영되는 신뢰할 수 있는 미국의 동맹국에 대해 NPT가 허용하는 바를 재해석하도록 촉구했다고 짚었다.

만약 이 대통령의 제안대로 123 협정이 개정된다면 한국은 미국이 잠수함 추진용 핵연료 공급에 관여하는 아태 지역 내 두번째 국가가 된다. 현재는 호주만이 미국-영국과 3자 방위 협정인 오커스(AUKUS)을 체결해 핵추진 잠수함에 필요한 잠수함 전용 자재와 장비를 이전받기로 했다. 호주 정부에 따르면 이 거래는 핵 확산 금지 의무에 위배되지 않지만, 중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우려를 표해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희정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