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60%…미국 방관자 전락"

"2050년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60%…미국 방관자 전락"

김희정 기자
2025.11.20 08:02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미국 2050년 세계 경제 비중 반토막"…
9년 전 중국에 추월당한 데 이어 2035년엔 인도에도 뒤처져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에서 열린 맥도날드 임팩트 서밋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경제에 대해 언급하며, 팁과 초과근무에 대한 세금감면 조항을 포함한 '원 빅 뷰티풀 빌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을 강조했다. /AFPBBNews=뉴스1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에서 열린 맥도날드 임팩트 서밋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경제에 대해 언급하며, 팁과 초과근무에 대한 세금감면 조항을 포함한 '원 빅 뷰티풀 빌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을 강조했다. /AFPBBNews=뉴스1

미·중 무역분쟁은 1년의 휴지기를 갖게 됐으나 트럼프의 미국 우선 정책이 추후 이번 세기 가장 고성장할 아시아에서 미국을 고립시킬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50년 세계 경제의 거의 60%를 차지할 아시아에서 인도와 중국이 협력을 높이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립으로 회귀하면서 미국의 아시아 내 입지가 약화할 것이란 지적이다.

19일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와 국제통화기금(IMF), 미국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미국은 2016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국에 역전당한 데 이어, 2035년엔 인도보다도 작아지게 된다. 인도는 오는 2046년 중국을 세계 GDP 비중에서 앞설 정도로 경제 규모가 커지는데, 이에 따라 아시아와 미국 외 지역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

반면 분석에 따르면 2000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5%에 달했던 미국은 2050년에는 그 절반 수준인 10.9%로 줄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년 만에 5분의 1에서 10분의 1로 쪼그라든다. 그만큼 세계 경제에서 아시아의 비중이 커지고, 21세기가 '아시아의 시대'가 된다는 뜻이다.

지난 8월 30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30일 중국 톈진에 도착했다. /로이터=뉴스1
지난 8월 30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30일 중국 톈진에 도착했다. /로이터=뉴스1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 정책이 이 같은 트렌드에 역행해 미국과 아시아 간 무역관계를 1940년대 이래 가장 큰 관세 장벽에 부딪히게 하고 상호교류도 약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달 말 미·중 정상 간 회담으로 희토류 수출이 재개되고 펜타닐 관세를 절반으로 낮춰 중국산 제품의 평균 대미 관세율이 31%로 낮아졌지만, 이는 여전히 수익을 내기엔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코로나19 이전보다 성장세가 둔화되긴 했으나 중국은 여전히 세계 제조 강국이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전략 기술 분야에서의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첨단기술 부문이 현재 GDP의 15% 이상을 차지한다고 추정하는데, 이는 2017년의 11% 미만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에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이유로 50%의 관세를 매기고 호전적 화법을 구사하자 인도는 중국과의 관계를 재고하기 시작했다. 양국은 트럼프의 관세 전쟁을 계기로 2020년의 국경 충돌을 과거사로 돌리고, 경제 협력을 높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를 "용-코끼리의 탱고"라고 표현했다. 인도의 제조업을 육성하려면 중국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도 인도의 마음을 돌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예측에 따르면 2035년에는 인도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4%로 미국(13.1%)을 넘어선다.

이재명(왼쪽 여섯번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각국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우 칸 솜 미얀마 외교부 사무차관,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이 대통령,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대신,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리창 중국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헝쭈은 나론 캄보디아 교육부 장관,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사진=뉴시스
이재명(왼쪽 여섯번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각국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우 칸 솜 미얀마 외교부 사무차관,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이 대통령,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대신,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리창 중국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헝쭈은 나론 캄보디아 교육부 장관,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사진=뉴시스

트럼프가 무역 장벽을 강화하자 아시아 내 무역은 더 자유로워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레이시아 순방을 마친 지 하루 만에, 리창 중국 총리와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중국-아세안 자유무역지대(FTAA) 확대를 위한 협정 서명식을 주재했다. 리 총리는 연설에서 중국을 자유무역의 수호자로 내세우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으로 알려진 11개국과의 단결을 촉구했다. 중국이 아시아 내 입김을 키울 또 다른 기회라고 통신은 짚었다.

미국으로 향하는 상품이 줄어드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국제무역청(ITA) 자료에 따르면 8월 미국 유학생 입국자는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31만 3000명에 그쳤다.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 이후 최저치이다. 인도 유학생은 45% 감소했고, 중국 유학생은 12% 감소했다.

물론 미국의 안보 동맹인 아시아 태평양 주변국들은 중국의 힘이 세질수록 균형을 맞추기 위해 미국에 손을 더 뻗칠 수도 있다.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은 선진국 중 하나인 호주는 중국의 팽창주의에 맞서 미국과 핵잠수함 협정을 체결했고, 한국도 미국과 핵추진 잠수함 공동 건조를 위한 비공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일본은 국방비를 늘리고 한국보다 2000억달러 많은 5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아시아 동맹의 대미 투자가 공짜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통신은 "미국은 이미 친구에서 일부는 경쟁자로, 또 괴롭힘의 대상으로 변모했다"며 "향후 관세로 인해 무역관계가 단절되고 인적 교류가 냉각되는 한편 대미투자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미국이 21세기 아시아의 방관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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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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