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엡스타인 파일 공개법' 서명…"민주당 역풍 맞을 것"

트럼프, '엡스타인 파일 공개법' 서명…"민주당 역풍 맞을 것"

김하늬 기자
2025.11.20 14:41

법무부, 30일 이내 공개…피해자 정보·진행중인 수사 영향 등 예외 조항으로 상당부분 비공개 가능성도

2024년 미 하원에서 한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제프리 엡스타인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2024년 미 하원에서 한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제프리 엡스타인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오전 미성년 성착취범으로 체포돼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프리 엡스타인에 대한 수사자료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민주당 인사들과 엡스타인의 관계에 대한 진실이 곧 밝혀질 것"이라며 "방금 엡스타인 관련 파일 공개 법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Epstein Files Transparency Act)로 불리는 이 법은 전날 하원에서 찬성 427표 대 반대 1표로 가결된 데 이어 상원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돼 백악관으로 송부됐다. 이제 대통령 서명 절차까지 완료돼 법무부 장관은 엡스타인 및 공모자 길레인 맥스웰과 관련된 "모든 기밀 기록, 문서, 통신 및 수사 자료"를 30일 이내에 검색 또는 다운로드할 수 있는 형식으로 공개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서명 사실을 알리면서,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으로부터 시선을 돌리기 위해 엡스타인 파일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에 역풍이 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엡스타인은) 평생 민주당원이었으며,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수천 달러를 기부한 인물"이라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정치 활동가 리드 호프만,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스테이시 플라스켓 민주당 의원 등 여러 유명 민주당 의사들과 깊이 연관돼 있었다"고 적었다.

또 "내 지시에 따라 법무부는 이미 5만 페이지에 달하는 문서를 의회에 제출했다"며 "잊지 말라.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당원 엡스타인과 관련된 파일이나 문서를 단 한 장도 페이지도 제출하지 않았고, 그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트럼프 정부의 성과를 깎아내리기 위해 엡스타인 사건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자신들에게 훨씬 더 불리한 엡스타인 문제를 이용해 우리의 놀라운 성과에서 주의를 돌리려 했다"며 "그 성과에는 위대한 감세법, 강력한 국경, 여성 스포츠에서 남성 출전 금지 및 모든 분야의 트랜스젠더 정책 중단, DEI 폐지, 바이든의 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 억제, 물가 하락,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규제 감출, 8개의 전쟁 종식, 군대 재건, 이란의 핵 능력 제거, 미국 내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국가 만들기, 심지어 최근 셧다운 사태에서 민주당에게 큰 패배를 안긴 것까지 포함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 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 마샤 블랙번 연방 상원의원(공화·테네시), 빌 해거티 연방 상원의원(공화·테네시)과 함께 멤피스(테네시주)의 지역 범죄 대응을 위한 연방 자원 지원 각서에 서명하며 연설하고 있다. 2025.9.15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 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 마샤 블랙번 연방 상원의원(공화·테네시), 빌 해거티 연방 상원의원(공화·테네시)과 함께 멤피스(테네시주)의 지역 범죄 대응을 위한 연방 자원 지원 각서에 서명하며 연설하고 있다. 2025.9.15 /로이터=뉴스1

한편 법안에도 불구하고 엡스타인 관련 자료의 상당 부분이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상원에서 통과된 법은 기밀로 분류됐거나 피해자가 특정되거나 아동 성학대 이미지를 포함하는 기록의 공개를 보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여러 예외 조항이 담겨 있다"고 짚었다. 수사가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서도 기록 공개를 보류할 수도 있다. 앞서 팸 본디 법무장관은 "피해자들의 사진, 불법적인 아동 성 학대 영상, 법원이 비공개 명령을 내린 자료 등이 일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이메일'에 언급된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조사를 명령한 만큼, 법무부가 해당 조사와 관련된 자료의 공개를 보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엡스타인은 2008년 6월 미성년자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징역 18개월 형을 선고받았고, 2009년 7월 출소했다. 2018년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됐고 미투 운동에 힘입어 2019년 미성년자 성 착취 등 혐의로 기소된 후 뉴욕 맨해튼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했다. 사인은 자살로 결론 났지만 사망을 둘러싼 의혹은 계속 제기됐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영국 왕실의 앤드루 왕자 등이 앱스타인과의 친분 때문에 곤혹을 치렀는데 트럼프도 그중 한 사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창기 15년가량은 엡스타인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지만, 이후 사이가 나빠졌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엡스타인 사망 배후에 '딥 스테이트'(Deep State·막후 권력자들)가 있다고 주장하며 지지자들을 결집했다. 하지만 재집권 후 엡스타인 의혹은 '민주당이 만든 사기극'이라며 돌연 태도를 바꿨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파일에 연루돼 문건을 숨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했다. 이후 마가(MAGA) 진영 일각에서도 엡스타인 자료 공개 요구가 터져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숨길 게 없다"며 문건 공개에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