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평화안, 최종안 아냐" 비판 여론에 한발 뺀 트럼프

"우크라 평화안, 최종안 아냐" 비판 여론에 한발 뺀 트럼프

김하늬 기자
2025.11.24 04:00

유럽주요국 "추가조정 필요"
공화당 내부도 우려 목소리
태도 바꿔 수정 가능성 시사
제네바에서 美·우크라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의 전쟁종식을 위한 '28개항 평화안'을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당초 이달 27일까지 수용하라며 압박하던 데서 태도를 바꾼 것. 평화안이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평화안이) 최종 제안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평화를 이루고 싶고 어떤 방식이든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평화안을 거부할 경우 "원한다면 마음껏 싸움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추수감사절(27일)까지 평화안에 동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가 서명하지 않을 경우 군사 등 지원을 철회할 수 있다는 신호까지 보냈다.

트럼프행정부가 제안한 평화안에는 러시아가 현재 점령지보다 넓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유지하도록 허용하고 우크라이나 군대규모를 제한하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금지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트럼프의 평화안은 러시아의 관점에서 쓰인 계획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의 서방 동맹국들은 미국-러시아 평화계획에 대해 "추가 작업"을 요구하며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그 내용에 관한 발언권을 부여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습. /요하네스버그(남아프리카공화국) AP=뉴시스
우크라이나의 서방 동맹국들은 미국-러시아 평화계획에 대해 "추가 작업"을 요구하며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그 내용에 관한 발언권을 부여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습. /요하네스버그(남아프리카공화국) AP=뉴시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평화안에 격렬히 반발하며 "네빌 체임벌린과 아돌프 히틀러의 1938년 뮌헨협정을 연상시킨다"고까지 표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지금 매우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 있다"며 "존엄을 잃을 것인지, 핵심 파트너를 잃을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서방진영 주요 국가들도 이번 평화안을 우려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회의에서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핀란드·아일랜드·네덜란드·스페인·노르웨이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 계획안은 우크라이나를 공격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28개항 초안에는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필수적인 중요 요소들이 있다"면서 "따라서 초안은 추가작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국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제안에는 좋은 점도 있지만 매우 문제가 많은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고 상원 군사위원장인 로저 위커 의원(미시시피)은 "소위 평화안에는 실질적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와 달리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열린 국가안보회의에서 이 종전안이 "최종적인 평화적 해결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그 유럽 동맹국들은 아직도 환상에 빠져 러시아에 전장에서 전략적 패배를 안겨주기를 꿈꾸고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미국 측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평화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회담을 할 계획이다.

러시아 대표단과의 별도 회동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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