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기존의 '28개 조항 평화구상'에 크게 손을 댄 '19개 항목의 수정안'에 합의했다. 우크라이나가 줄곧 반대해오던 영토 문제 등은 '양국의 대통령이 협의' 한다는 문구를 추가해 사안별 추후 논의 방식으로 일단락된 것으로 전해진다.

24일(현지시간) CNN방송은 미국이 러시아와 협의해 처음에 제시했던 일명 '트럼프 대통령의 28개 평화안'이 완전히 다른 19개 항으로 된 새로운 평화안으로 바뀌었으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은 양국 대통령의 결정으로 미뤄뒀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수정된 평화안이 공개된 건 아니지만 중요한 서너 가지 차이점이 있다.
먼저 가장 민감한 영토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돈바스 지역 및 나머지 지역을 러시아에 무상으로 이양하지 않을 것이며, 우크라이나는 외교적 수단을 통해서만 (러시아) 점령지를 회복한다고 명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쟁 범죄에 대한 전면 사면 조항도 삭제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면 사면 대신 "전쟁으로 고통받은 사람들의 불만을 해소한다"는 뉘앙스로 수정됐다고 전했다.
수정안은 우크라이나 군대 규모를 당초 60만 병력으로 축소한 것에서 다시 80만 명으로 늘렸다. 우크라이나군 병력은 현재 88만 명 수준이다. 또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불가입을 헌법에 명시하라는 조항도 내용이 크게 완화됐다.
FT는 세르히 키슬리차 우크라이나 외무부 제1차관을 인용해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합의에 도달했지만, 영토 문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관계와 같이 가장 논쟁이 될 만한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결정하도록 괄호로 묶어 뒀다"며 "원래 안에서 남은 게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 참석했던 소회로 "치열했지만 생산적"이었다면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긍정적이라고 느낄 만한 완전히 수정된 안이 도출됐다고 전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각각 자국 대통령에게 이번 협상을 통해 나온 종전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러시아 측에 접촉해 협상 진전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키슬리차 차관은 말했다.
다만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미국과 우크라이나 측 초안을 받아보거나 브리핑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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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전날의 제네바 협의에서 우크라이나가 "매우 민감한 쟁점들을 테이블 위에 그대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이 문제들을 트럼프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이 서 있는 원칙, 즉 국경은 무력으로 변경될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은 이날 협상 돌파구 가능성을 신중히 낙관하는 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트럼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에서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정말 가능한가?", "보기 전에는 믿지 말아야겠지만,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썼다. 백악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평화안 타결에 대해 희망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사실에 여전히 희망적이며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