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영국 의약품에 무관세…대가로 美신약 구매가 25% 인상

트럼프, 영국 의약품에 무관세…대가로 美신약 구매가 25% 인상

이영민 기자
2025.12.02 07:20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영국과 의약품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미국은 영국 의약품에 관세를 면제하고 영국은 미국 제약사의 신약 구매가를 25% 올리기로 했다.

지난 9월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버킹엄셔의 총리 별장 체커스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 후 연 공동 기자회견에 임했다. /AFPBBNews=뉴스1
지난 9월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버킹엄셔의 총리 별장 체커스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 후 연 공동 기자회견에 임했다. /AFPBBNews=뉴스1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미-영 경제번영협정(EPD)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에서 운영되는 전반적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양국 간 의약품 무역의 오랜 불균형을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합의에 따라 영국은 국민보건서비스(NHS)가 구매하는 미국산 혁신 신약의 구매 정가를 25% 인상하기로 했다.

미국은 그 대가로 영국산 의약품·원료·기술을 무역확장법 232조 및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 부과 대상에서 최소 3년간 제외하기로 했다. 영국 의약품에 무관세를 적용한다는 취지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성명에서 "이번 합의는 양국의 투자와 혁신을 촉진할 중대한 성과"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많은 무역 파트너의 의약품 가격 관행을 검토 중이며 그들이 건설적 협상으로 이를 따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은 NHS가 의약품에 지출하는 금액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향후 10년 동안 지출액을 국내총생산(GDP)의 0.3%에서 0.6%로 늘리기로 했다. BBC는 NHS가 의약품에 지불하는 금액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늘어나게 됐다고 짚었다.

또 '브랜드 의약품 가격·접근성·성장 자율제도'(VPAG)에 따라 제약사가 매출의 일부를 NHS에 환급해야 하는 비율도 낮추기로 했다. 현재 신약 기준 22.9%인 환급률을 내년부터 15% 이하로 내리고 이후 VPAG 제도가 종료되는 2028년까지 이 수준 이하로 유지하기로 했다.

영국은 이번 합의를 위해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이 신약의 경제성을 평가하는 기준을 20여 년 만에 대폭 수정했다. NICE는 치료 효과를 삶의 질과 생존 기간으로 측정하는 척도인 '질 보정 수명'(QALY, Quality-adjusted life years)을 1년 연장하는 데 드는 비용이 2만~3만 파운드 이하여야 약품을 승인했으나 앞으로는 이 기준을 2만5000만~3만5000만 파운드로 상향 조정한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비용 문제로 거부됐던 고가의 항암제나 희소 질환 치료제 등 연간 3~5개의 신약이 추가로 NHS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영국에 의약품 가격 문제를 신속히 개선하지 않으면 글로벌 제약사들이 영국 내 시설을 폐쇄할 것이라고 압박해왔다. 아스트라제네카·일라이릴리·머크(MSD)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최근 영국에 대한 투자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글로벌 제약사 CEO(최고경영자)들에게 "미국 내 처방 약 가격을 해외 수준으로 내리지 않으면 제재를 가하겠다"고 압박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내 공장을 세우지 않은 제약사 제품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의약품 분야에 대한 관세 압박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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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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