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존엄사 단체 '디그니타스(Dignitas)'를 설립한 루트비히 A. 미넬리(92)가 조력자살 방식으로 생을 마감했다.
1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미넬리는 생일을 며칠 앞둔 지난 토요일 스위스에서 조력자살로 사망했다.
디그니타스는 성명에서 미넬리를 "선택의 자유와 자기결정권, 인권을 위해 평생을 바친 인물"이라고 말했다. 미넬리는 1998년 디그니타스를 창립한 뒤 수천 명의 조력자살을 지원해 왔다.
인권 변호사이자 전직 기자였던 미넬리는 독일주간지 슈피겔 통신원으로 활동했다. 법학을 공부하며 인권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고, 생애 전반에 걸쳐 '죽을 권리(right to die)' 운동에 앞장섰다. 그는 디그니타스의 슬로건을 '삶의 존엄성, 죽음의 존엄성'으로 정했다.
그는 2010년 BBC 인터뷰에서 "인류가 확보해야 할 마지막 인권은 자신의 삶을 끝낼 권리"라며 조력자살의 제도화를 주장한 바 있다.
미넬리는 기존 스위스 존엄사 단체 '엑시트(Exit)'의 규정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판단해 디그니타스를 창립했다. 디그니타스는 스위스 국적자가 아니어도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사실이 알려지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스위스 내부에서는 재정 투명성 논란, 말기 환자가 아닌 이들의 조력자살 지원 등으로 비판도 받았지만, 미넬리는 다수의 소송에서 승소하며 활동을 이어왔다. 디그니타스는 2011년 유럽인권재판소의 "판단 능력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죽음의 방식과 시점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판례가 미넬리의 영향력을 반영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스위스에서는 의사가 약물을 직접 투여하는 안락사는 불법이지만 예외적으로 1942년부터 비영리·자기결정·건전한 판단능력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할 경우 허용된다. 이익 추구의 의도가 없고 죽음을 원하는 사람이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한다는 조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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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그니타스는 성명에서 "창립자의 정신을 이어받아 자기결정권과 선택의 자유를 위한 국제적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