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의회가 내년도 국방예산안에 주한미군의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을 명시했다.
미 의회가 7일(현지시간) 공개한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타협안에는 "국방부 장관은 평화롭고 안정적인 한반도라는 공동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과 한국의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의회의 입장"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의회는 이어 "이는 한국에 배치된 약 2만8500명의 미군 병력 유지, 상호방위 기지 협력 강화,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의 모든 군사력을 동원한 확장 억제 공약을 재확인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또 예산으로 승인된 금액은 주한미군 병력을 2만8500명 미만으로 감축하거나, 한미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군 지휘 사령부에서 한국 지휘 사령부로 이양하기 위해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러한 금지를 해제하려면 국방부 장관은 관련 변경 사항이 미국 국가안보에 부합하고 동맹국(한국, 일본 등)과 적절히 협의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는 조항도 달렸다.
미 의회는 주한미군 병력뿐 아니라 유럽에 배치된 미군 병력 감축을 금지하는 내용도 명시했다. 유럽에 영주 주둔 또는 배치된 병력 규모를 7만6000명 미만으로 45일 이상 감축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2027 회계연도까지 매년 4억달러 규모의 안보를 지원한다는 내용을 재승인했다.
NDAA는 미국 국방부의 예산 지출과 정책을 승인하는 연례 법안이다. 주한미군 관련 내용은 지난 9월10일 하원, 10월9일 상원에서 통과된 뒤 최근 양원 조정을 마쳤다. 타협안은 상·하원 표결과 대통령 서명을 거치면 법적 효력을 갖는다.
미 의회가 합의한 NDAA의 2026 회계연도 국방예산은 총 9010억달러(약1323조원)로, 트럼프 행정부가 요청한 예산안보다 80억달러(11조7000억원) 늘었다.
미 언론은 이번 NDAA가 트럼프 행정부의 병력 감축 의지를 견제하는 장치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국방예산안 증액을 두고 공화당 의원들이 정부 지출을 대폭 삭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의견을 달리한 이례적 사례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