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일 무역 합의에 따라 일본이 약속한 5500억달러 규모(약 811조8000억원) 대미(對美) 투자펀드의 첫 투자 대상으로 에너지 프로젝트를 검토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양측은 한국시간으로 내일 오전 만난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17일 워싱턴DC에서 잠재적 투자 대상을 검토하기 위한 협의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몇몇 에너지 프로젝트를 살펴볼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과 사업 지역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회의는 일본의 대미 투자 펀드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을 승인하기 위한 첫 번째 절차다. 이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이끄는 투자위원회가 사업을 검토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추천하면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다.
투자처 검토에는 양국이 모두 참여하지만, 결정은 미국 주도로 이뤄진다. 일본은 특정 사업에 대한 투자를 거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양해각서에 명시된 위약 조항이 발동돼 일본이 더 높은 관세를 부과받거나 전체 합의가 무산될 위험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일 협의위원회는 다음 주에도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관계자들은 2026년 초에는 사업 대상이 정해져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투자 펀드는 미국과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완화를 위해 지난 7월 체결한 무역 합의의 핵심 요소였다. 이 합의에 따라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15%로 내리고, 일본 정부는 5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양국은 지난 9월 체결한 양해각서(MOU)에서 대미 투자 펀드로 반도체·철강·조선·에너지·인공지능(AI)·양자컴퓨터 등 9개 분야에 대한 투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종료 시점인 2029년 1월19일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한국도 지난 7월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서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가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 중 2000억달러는 현금 투자고, 나머지 1500억달러는 한국 기업의 직접투자(FDI)와 보증, 선박금융 등을 포함한 조선 협력 투자다.
한국과 일본의 대미 투자금과 관련 러트닉 상무장관은 지난 2일 각료회의에서 한국과 일본의 대미 투자액 7500억달러 중 일부로 미국 현지에 "원자력 발전소를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