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형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진 쿠팡을 상대로 미국에서 주주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중대한 사이버 보안사건이 발생했는데 쿠팡이 이 사실을 즉각 공시하지 않아 주가가 하락했고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2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따르면 쿠팡의 모회사 '쿠팡 Inc.'의 주주 조셉 베리는 이틀 전 쿠팡Inc. 법인과 김범석 의장, 거라브 아난드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상대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장을 제출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로런스 로젠 변호사는 쿠팡이 미 증권거래법 제15조78항에서 규정한 공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로젠 변호사는 쿠팡과 임원들은 전 직원이 수천만 명에 달하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를 유출할 목적으로 쿠팡 내부 시스템을 몰래 해킹했다는 사실을 은폐한 점을 문제 삼았다.
로젠 변호사는 "쿠팡은 부적절한 사이버 보안 프로토콜로 인해 전직 직원이 약 6개월간 탐지되지 않은 채 민감한 고객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며 "이에 따라 쿠팡에 대한 규제 및 법적 조사의 위험이 중대하게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쿠팡이 정보 유출 사고를 당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관련 보고 규정에 따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서를 통해 공시하지 않았고, 그 결과 피고인들의 (사업보고서상) 공표는 중대하게 허위이거나 오해를 유발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쿠팡은 지난 16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미 증권당국에 공시했는데, 지난달 18일 사고 사실을 인지한 뒤 4영업일 이내 공시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자 피해로 이어졌다는 게 원고 측 입장이다. 실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쿠팡 주가는 지난 19일 기준 23.20달러로, 쿠팡이 정보유출 사실을 공지하기 하루 전날(11월 28일)의 28.16달러에서 18%가량 떨어졌다.
이번에 제기된 소송은 미국 증권법에 따른 주주 집단소송으로, 소비자의 정보 유출 피해를 다투는 소비자 집단소송과는 구분된다. 소송 대상 기간은 올해 8월 6일부터 이달 16일까지로, 이 기간에 쿠팡 주식을 산 사람이면 누구나 이 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 집단소송의 성격을 고려할 때 소송 참여 원고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