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DHS) 장관을 5일(현지시간) 전격 경질했다. 지난해 1월 트럼프 행정부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현직 장관 첫 경질이다.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공격을 진행하면서 이란의 테러 가능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 현지 안보를 책임지는 주요 부처 수장을 교체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올 초 미네소타주 등에서 진행한 이민단속 과정에서 미국인 2명이 사살된 사건 등을 두고 전국적인 반발이 거센 상황 등을 감안한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의회 권력 구도를 재편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놈 장관을 둘러싼 논란과 정치적 부담이 더 이상은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놈 장관은 DHS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 소속 요원들이 미국인 2명을 사살했을 당시 사망자를 '국내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면서 트럼프 행정부 이민정책에 대한 전국적인 반발을 확산시킨 원인을 제공했다.
연방정부 최장기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이어지던 지난해 10월 DHS 산하 해안경비대가 1억7200만달러(2450억원)를 들여 호화 전용기 2대를 구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날 의회 청문회에서 집권 여당인 공화당 의원으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전용기 공식 용도는 장거리 지휘통제용이지만 넓은 실내 공간과 편의 시설을 갖춘 고급 기종이라는 점에서 놈 장관 등 고위직 의전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최근 DHS가 제작한 국경 보안 TV 캠페인 광고도 도마 위에 올랐다. 2억2000만달러(약 3260억원)가 투입된 이 광고에는 놈 장관이 말을 타는 장면이 두드러지게 등장한다. 놈 장관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당 광고 제작을 승인받았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야당인 민주당은 하원에서 놈 장관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등 놈 장관 경질을 요구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 부처 가운데 유일하게 예산안이 의회에서 처리되지 않고 있는 DHS 셧다운 문제를 풀기 위해 민주당 달래기를 염두에 두고 이번 경질을 결정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놈 장관은 사우스다코타주 주지사를 거쳐 2024년 대선 선거전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후보감으로 거론됐을 정도로 트럼프 핵심 측근으로 꼽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놈 장관이 오는 7일 발표할 서반구의 새로운 안보 구상 '아메리카의 방패' 특사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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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 장관의 후임으로는 마크웨인 멀린 연방 상원의원(공화·오클라호마)이 이달 31일자로 지명됐다. 멀린 의원은 연방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공식 취임할 수 있지만 그 전이라도 장관 직무대행으로 DHS 전반 업무를 지휘·관리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멀린 의원에 대해 "하원에서 10년, 상원에서 3년 동안 봉직하며 훌륭한 오클라호마 주민들을 대표하는 엄청난 일을 해냈다"며 "그는 마가 전사이자 전직 무패 프로 MMA(이종격투기) 파이터로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지혜와 용기를 갖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