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경기에 참가했다가 망명한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 3명과 스태프 1명이 추가로 망명 의사를 철회했다.
15일(현지 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주장 자흐라 간바리가 이날 다섯 번째로 망명 신청을 철회했다.
이 보도는 호주 내무부가 전날(14일) "대표팀 3명이 망명 의사를 접고 귀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대표팀 선수 2명과 지원 스태프 1명은 지난 14일 밤 호주 시드니를 떠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간바리 역시 호주에서 말레이시아로 이동한 뒤 이란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1일에도 대표팀 선수 1명이 호주 정부에 망명 의사를 밝혔다가 몇 시간 만에 철회한 바 있다. 해당 선수는 이란에 남은 가족의 안전이 걱정돼 망명 결정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인권 운동가들을 인용해 해당 선수들이 가족에 대한 협박 등을 통해 망명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망명 중인 이란 풋살 국가대표 선수 출신 시바 아미니는 SNS(소셜미디어)에 "이란 축구협회가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와 공모해 이란에 있는 선수 가족들에게 강력하고 조직적인 압력을 가했다"고 적었다.
그는 "몇몇 선수들은 가족에 대한 위협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고 협박이 끊이지 않자 귀국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토니 버크 호주 내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이란 선수들이 호주에서 안전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그들은 믿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성명을 통해 "여자 대표팀 민족정신과 애국심이 적의 계략을 물리쳤다. 호주 정부는 트럼프 손바닥에서 놀아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IRGC 산하 타스님 통신도 자국 대표팀 선수들 망명 철회를 두고 "선수들이 가족과 고향의 따뜻한 품으로 돌아왔다. 그들은 호주에서 심리전, 광범위한 선전, 유혹적인 제안에 저항했다"고 보도했다.
독자들의 PICK!
앞서 이란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2일 호주에서 열린 한국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국가가 연주될 때 따라 부르지 않고 침묵했다. 이에 이란 국영방송은 이들을 '전시 반역자'라고 비난했다.
선수들은 이어진 조별리그 두 경기에선 모두 거수경례하고 국가도 불렀으나 국제적으로 이들 안전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 대표팀 선수들 망명을 받아주라고 호주 정부에 촉구했다.
호주 정부는 망명을 신청한 이란 대표팀 선수 6명과 스태프 1명 등 7명에게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했다. 이 비자를 받으면 12개월간 호주에 머물면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중 5명이 철회하면서 2명만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