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인 암(Arm) 홀딩스가 6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견조한 실적을 발표하고도 공급망 문제로 신규 칩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는 뜻을 밝히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6% 이상 하락했다.
암은 이날 장 마감 후 회게연도 4분기(올 1~3월)에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60센트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58센트를 웃도는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4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4억7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암은 올 1~3월 분기 라이선스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난 8억19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7억81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AI(인공지능) 연산 처리를 위한 컴퓨팅 플랫폼 수요가 급증하면서 다수의 대형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결과다.
반면 암의 설계로 만든 반도체를 팔 때마다 받는 로열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6억7100만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6억9000만달러에 미달했다. 하지만 암은 데이터센터와 관련한 로열티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나 EPS 성장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2027 회계연도 1분기(올 4~6월) 매출액에 대해서는 중간값 12억6000만달러를 가이던스로 제시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2억5000만달러를 소폭 웃도는 것이다. 같은 기간 조정 EPS에 대해서도 중간값 40센트를 가이던스로 내놓아 역시 시장 예상치 37센트를 상회했다.
암은 반도체 설계를 사용할 권리를 팔아 라이선스와 로열티 수입을 올려 왔는데 지난 3월에 AI 데이터센터용 CPU(중앙처리장치)인 '암 AGI CPU'를 개발해 직접 판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암은 2028년 3월에 종료되는 2028 회계연도까지 신규 칩에 대해 20억달러 이상의 고객 수요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제시했던 매출액 전망치 10억달러의 2배에 달한다. 하지만 암은 반도체 공급망의 병목현상으로 신규 칩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매출액 가이던스는 기존과 같은 10억달러로 유지했다.
독자들의 PICK!
르네 하스 암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 콜에서 2030년 말까지 CPU 부문에서는 암이 최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 시장에서 매우 큰 규모로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Arm AGI CPU는 메타 플랫폼스와 공동 개발했으며 에이젠틱 AI를 위해 설계됐다. 암은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에이젠틱 AI가 확산됨에 따라 데이터센터는 기가와트당 현재보다 4배 이상의 CPU 용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2030년까지 1000억달러 이상의 시장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암은 스마트폰과 PC 등 저전력 기기용 칩 설계에서 강점을 드러내왔고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CPU는 역사적으로 인텔과 AMD의 x86 아키텍처가 지배해 왔다. 하지만 최근 엔비디아의 그레이스 CPU와 구글의 액시온 CPU, 아마존의 그래비톤 CPU는 모두 암의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암의 아키텍처는 에너지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는 대규모 AI 워크로드에서 핵심 요소로 꼽힌다.
현재의 에이젠틱 AI 열풍과 추론 중심으로 AI 시장의 전환은 CPU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UBS의 애널리스트인 팀 아큐리는 서버 CPU의 총 도달가능시장(TAM)이 2030년에 약 17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인텔과 AMD, 암에 "전반적인 주가 상승 여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암의 주가는 이날 정규거래에서 13.6% 급등했다. AMD가 전날 장 마감 후 2030년까지 서버 CPU 시장의 규모를 1200억달러로 기존 전망 대비 두 배로 상향한 결과다. 하지만 이날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는 6% 이상 하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