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패권경쟁' 가속
美, '안전성 심사' 독립규제기관 검토… 中기술 견제 포석
中, 29개국 모여 국제 협력기구 구상 'AI 일대일로' 발판
日, '1조엔 투입' 산업로봇 등 틈새 공략… 글로벌 의존↓
AI(인공지능)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미중 경쟁이 치열해진다. 미국은 AI가 통제를 벗어나는 '폭주' 상황을 막을 수 있는 감독기구를 검토한다. 중국은 29개국이 모인 AI 국제기구 창설을 선언하면서 세계 AI 표준을 선도하겠다는 꿈을 드러냈다. 일본은 44개 기업이 연합하고 정부가 1조엔(약 9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피지컬 AI 프로젝트를 통해 미중 틈새에서 살아남을 AI 주권확보에 나섰다.

◇미국, AI 안전성 심사기구 설립 추진
지난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AI모델의 안전성을 심사할 독립 규제기관 설립을 검토 중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하는 독립기구 형태가 유력하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구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AI 규제가 그만큼 까다롭고 여러 부처간 조율이 어려운 '난제'임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통신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딥마인드 CEO(최고경영자)가 지난주 공개한 정책제안과 맞닿아 있다고 평가했다. 허사비스 CEO는 연방정부가 감독하는 표준기구 아래 독립 기술전문가위원회가 AI모델을 심사하고 운영비는 업계가 대는 방안을 내놨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이를 지지한다. 허사비스 CEO는 이번주 워싱턴DC에서 정책담당자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사이버 보안 우려를 낮추고 싶어하는 업계와 정부가 즉흥적으로 AI를 규제하는 것 아니냐는 실리콘밸리를 동시에 달래는 의미가 있다. 중국산 AI에 '안전성'이라는 장벽을 세울 수도 있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의 '키미 K3'은 글로벌 AI 평가에서 앤트로픽 '클로드', 오픈AI 'GPT'의 최신모델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무료서비스가 이 정도로 미국 AI를 추격했다는 소식은 미국 빅테크(대형 IT기업) 수익성에 우려를 안기며 지난 17일 엔비디아 등 반도체기업 주가를 끌어내렸다.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지난달 22일 고점 대비 20% 떨어지면서 약세장 구간에 진입했다.
◇시진핑 'AI 국제기구' 출범 선언…일본 '로봇 AI' 집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같은 날 상하이에서 열린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출범을 선언했다. 시 주석은 "이 기구는 인공지능 발전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WAICO가 중국이 AI 기술경쟁을 넘어 국제규범과 표준을 주도하기 위해 만든 첫 정부간 AI 국제기구라고 평가했다. '일대일로'(중국이 추진 중인 신실크로드 전략)의 AI 버전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편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6일 일본판 피지컬 AI 육성계획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반도체 '루빈' 약 2만7500개를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국가 차원에서 확보하는 AI반도체 규모로는 세계 최대 수준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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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이끄는 신설기업 노에트라는 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확보한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활용해 로봇과 산업용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 개발을 추진한다. 노에트라는 소프트뱅크, 소니그룹, NEC, 혼다 등 일본 기업 44곳이 출자했다. 일본 정부는 내년 3월까지 3873억엔(약 3조7000억원)을 편성했다. 장기적으론 1조엔 규모의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40년 60조엔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글로벌 로봇시장에서 3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탐바 히로노부 노에트라 사장은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일본과 다른 국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진정한 제3의 AI 옵션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