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中 서비스 수출

중국의 서비스 수출이 여행·운송 등 전통적인 서비스에서 기술과 지식, 콘텐츠를 활용한 분야로 넓어지고 있다. 특히 대규모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키운 지식집약형 서비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주와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에서도 해외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위성 개발과 발사, AI 모델 호출과 연산처럼 유형의 제품을 보내지 않고도 해외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서비스가 늘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6년 1~7월 중국 서비스 수출입 규모는 4조4467억위안(약 898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서비스 수출은 약 358조2000억원으로 17.1% 늘었다. 특히 지식집약형 서비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1~7월 지식집약형 서비스 수출은 약 191조6000억원으로 12.2% 증가했다. 전체 서비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3.5%에 달했다.
여행 서비스 수출은 약 53조2500억원으로 27.7% 증가했고, 운송 서비스 수출은 약 73조3700억원으로 27.1% 늘었다. 개인·문화·오락 서비스 수출은 57.8%,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출은 42.1% 증가했다.
지난 9~1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CIFTIS)에서도 이런 변화가 나타났다. 올해 행사에는 90개 국가·지역과 국제기구가 참여했고, 1830개 기업이 오프라인으로 참가했다. AI, 대규모언어모델(LLM), AI 에이전트 등을 포함해 12개 서비스 무역 분야에서 140건이 넘는 혁신 사례가 공개됐다.
CIFTIS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중국 서비스'와 '출해(해외 진출) 서비스' 전시구역이 마련됐다. 중국 서비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각종 서비스도 함께 소개됐다. 상품을 해외로 보내는 기존 수출과 달리 서비스 수출은 기술과 지식재산, 콘텐츠, 데이터, 소프트웨어 등을 국경을 넘어 제공한다.
지역별로 보면 중화권과 미국에 대한 서비스 수출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6년 1~7월 중국 기업의 역외 서비스 수출액이 가장 많았던 시장은 미국·홍콩·싱가포르였다. 미국이 약 20조37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홍콩 약 19조3700억원, 싱가포르 약 15조12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세 지역을 합친 비중은 전체 역외 서비스 외주 실행액의 52.5%였다.
미국이 중국의 역외 서비스 외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중국의 서비스 수출이 정보기술과 연구개발 등 지식집약형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6년 1~7월 중국 기업의 역외 서비스 외주 실행액은 정보기술 외주(ITO)가 약 42조6685억원, 지식 프로세스 외주(KPO)가 40조606억원, 업무 프로세스 외주(BPO)가 21조7211억원이었다. 특히 연구개발 서비스 실행액은 13조6128억원으로 13.2%, 업무 운영 서비스는 13조8633억원으로 10.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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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글로벌 기업과 기술기업이 밀집한 대형 시장인 만큼 소프트웨어 개발과 기술지원, 연구개발, 기업 운영 등 국경을 넘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수요가 크다. 중국 기업 입장에서도 물리적인 제품을 보내지 않고 정보기술과 연구개발 역량을 제공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의미다. 미국은 2025년에도 중국의 역외 서비스 외주 실행액 기준 최대 시장으로, 실행액이 약 46조9387억원에 달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역외 서비스 외주 실행액은 약 30조4600억원, '일대일로' 공동 건설 국가를 대상으로 한 실행액은 약 35조3300억원이었다. 미국·홍콩·싱가포르 외에도 RCEP 회원국과 일대일로 공동 건설 국가 등이 중국 서비스 외주의 주요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상업우주 기업의 해외 진출도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사례가 갤럭시스페이스의 태국 위성 사업이다. 갤럭시스페이스는 지난달 25일 태국 지리정보·우주기술개발청(GISTDA)을 위해 개발한 '링즈09 태국 큐브위성'을 중국 창정 6호C 로켓으로 발사했다.
이번 사업은 중국 상업우주 기업이 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위성의 개발부터 발사, 궤도상 인도까지 전 과정을 수행한 첫 사례다. 위성뿐 아니라 지상 시스템까지 함께 제공했다.
해당 위성은 태국의 토지 관리와 농업·환경 모니터링 등에 활용된다. 또 실제 위성 운용과 지상국 통신, 데이터 수집·분석 등을 경험하는 교육에도 활용된다.
과거 위성 수출이 완성된 위성이라는 제품을 판매하는 데 가까웠다면 이번 사례는 위성 개발과 제작, 발사, 지상 시스템, 운용까지 묶은 형태다. 중국 상업우주 기업이 제품을 넘어 '우주 솔루션' 자체를 해외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AI 분야에서는 서비스화가 더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중국 기업들은 대규모언어모델 자체를 판매하는 대신 클라우드를 통해 모델을 호출할 수 있도록 하고,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받는 모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AI 모델 첸원(Qwen)이 대표적이다.
알리바바는 지난 3월 '알리바바 토큰 허브' 사업그룹을 신설하고 모델 즉 서비스(MaaS) 사업을 강화했다. 알리바바의 2026 회계연도 마지막 분기 클라우드 외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고 AI 관련 제품 매출은 클라우드 외부 매출의 30%를 차지했다.
알리바바는 모델뿐 아니라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연산, AI 에이전트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중국에서 AI 모델을 개발한 뒤 물리적인 제품을 해외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 해외 개발자나 기업이 API를 호출하면 중국 기업은 모델 추론과 연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량에 따라 수익을 얻는다.
딥시크(DeepSeek)·Qwen·키미(Kimi) 등 중국 AI 모델의 해외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API 호출과 토큰 사용량을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 거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AI 서비스의 해외 진출에는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각국의 AI 규제와 기술 수출 규제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기업의 해외 서비스 확대가 실제 어느 정도 규모로 이어질지는 현지 규제와 시장 수용성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주와 AI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제품 하나를 판매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위성은 제작뿐 아니라 발사와 지상 시스템, 운영과 교육까지 함께 제공한다. AI는 모델뿐 아니라 클라우드와 연산, AI 에이전트 등을 묶어 제공한다.
서비스 수출이 확대될수록 데이터와 기술, 지식재산권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데 따른 규제도 중요해진다. AI 서비스는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국외 이전, 알고리즘 규제, 기술 수출 통제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주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위성에서 확보한 원격탐사 데이터가 해외에서 활용되는 만큼 데이터 활용과 안보 문제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양정위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센터 부주임은 지난 10일 베이징에서 열린 '2026 중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 서비스무역발전포럼'에서 "AI 시대의 도래가 서비스 무역과 세계화의 형태를 바꾸고 있다. 과거 많은 오프라인 서비스가 이제 원격으로 국경을 넘어 제공될 수 있게 됐다"며 "AI 자체가 무역 가능한 새로운 품목인 동시에 금융·의료·연구개발·물류·컨설팅 등 전통 서비스에도 힘을 불어넣어 거래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고 더 많은 콘텐츠를 기존에는 거래할 수 없었던 것에서 거래 가능한 것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