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따른 부담 감수 주장… 공화당 내부서도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LA)와 샌디에이고를 파괴해도 어쩔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란의 핵보유를 막기 위해선 이란전쟁에 따른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예멘 연합군이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반군을 상대로 한 충돌이 확대되며 중동의 불안정성은 더 커졌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네브래스카주에서 열린 공화당 유세 중 전쟁으로 인한 미국의 경제적 희생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을 내놨다.
그는 전쟁 때문에 물가가 높아진 것에 대해 "세계와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치르는 작은 대가"라면서 "그들은 도시 하나를 파괴할 수도 있다. LA를 파괴하게 놔두라. 샌디에이고를 파괴하게 놔두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 주지사와 시장은 모두 야당인 민주당 소속이다. 그의 발언 이후 언론과 캘리포니아주 당국자들의 비판이 이어졌고 공화당 내에서도 이를 문제 삼는 목소리가 나왔다.
캘리포니아주의 개빈 뉴섬 주지사는 소셜미디어 X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정신 나간 위험한 인물"이라고 표현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주를 점령하기 위해 주방위군과 해병대를 파견했고 이제는 우리의 외국 적들이 'LA와 샌디에이고를 파괴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공화당의 짐 데즈먼드 샌디에이고 하원의원 후보는 "미국의 어떤 도시도 희생시켜도 되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백악관의 스티븐 청 공보국장은 X에 "대통령은 핵으로 무장한 이란을 막지 않았더라면 미국 도시들이 위협을 받았을 거란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면서 관련 논란에 대해 "과민반응"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남서부의 예멘 국경 인근에 위치한 자잔과 나지란의 공항에서 전날 밤 후티의 공격으로 3명이 다치고 시설 일부가 손상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후티는 탄도미사일과 드론 등을 동원해 해당 공항과 함께 홍해 연안 라비크의 아람코 정유시설 등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예멘 정부군은 전날 바브엘만데브해협 초입의 항구도시 두바브와 북부 핵심거점 모카를 탈환했다며 "바브엘만데브해협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월 사우디가 튀르키예, 파키스탄과 '메카 공동방위협정'을 맺은 가운데 튀르키예와 파키스탄은 사우디에 파병할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