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 주정부들이 선거 전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일부 경합주에서 선거 결과 인증이 거부되거나 연방정부가 투표·개표 과정에 개입하는 상황까지 가정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미국 주 법무장관 24명은 내달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 선거 관리 당국 및 시민단체와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은 매주 화상회의를 열어 연방정부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논의하고, 실제 상황을 가정한 모의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투표소 인근에 나타나거나 연방정부가 투표용지를 압수하는 상황 등이 포함됐다.
공동 대응을 주도하는 닉 브라운 워싱턴주 법무장관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법무부와 트럼프 행정부를 '원활한 선거 진행을 가로막는 가장 큰 상대'로 지목했다. 그는 "트럼프는 정기적으로 선거에 관해 거짓말을 한다"며 "그에게 진실은 목표가 아니기에 수많은 우려가 생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선거불복 전력이 이 같은 우려의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를 아직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 캔자스주 선거 유세에서도 "우리는 수백만 표 차이로 이겼지만 그들이 선거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관리 권한을 연방정부가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왔다. 미국 헌법상 연방 의회 선거 관리의 기본 책임은 주정부에 있다.
실제로 미국인 상당수도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결과 승복 여부를 의심하고 있다. 지난 20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WP)·ABC뉴스·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70%는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패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를 받아들일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36%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주정부는 투표 과정에서의 개입에도 대비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이번 중간선거에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000명의 선거 감시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 2022년 중간선거 때 파견한 289명의 약 3.5배 수준이다. NPR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번 주 콜로라도·플로리다·미네소타·텍사스·워싱턴주 일부 지역에 감시원 파견 계획을 통보하기 시작했다.
이에 일부 주정부는 연방 감시원을 다시 감시하는 이례적인 대응에 나섰다. 미네소타주는 지난 8월 예비선거 당시 공무원 약 40명을 동원해 연방 법무부 감시원들의 활동을 추적했다. 캘리포니아주도 비슷한 감시 체계를 마련했다. 네바다주는 연방 감시원이 규정을 위반하거나 퇴거 요청에 불응할 경우 현장에서 내보내도록 지역 법 집행기관을 교육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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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공화당 소속 주정부에서도 연방 감시원 활동에 문제를 제기했다. 공화당 소속 마크 고든 와이오밍 주지사는 지난 8월 예비선거에서 법무부 감시원들이 투표기기에 관해 과도한 질문을 했다며 조사를 요청했다.
법무부는 이번 감시 활동도 투표권 보호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수십 년간 장애인과 소수언어 사용자의 투표권 보호 등을 위해 감시원을 파견해왔다. 커스틴 펠스 법무부 대변인은 "감시원들이 선거 절차를 방해하지 않도록 교육받을 것이며 투표권 보호와 유권자 위협 방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