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집값못잡고 금리만 오르나

[기자수첩]집값못잡고 금리만 오르나

김진형 기자
2006.06.13 08:54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눈과 귀가 금융통화위원회에 쏠려 있던 지난 8일 아침.

우리은행이 마치 콜금리 인상을 예상이나 한듯 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금리인상폭은 무려 0.2%포인트로 콜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까지 더해져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12일부터 0.23%포인트 높아졌다. 같은날 오후 늦게 하나은행도 투기지역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대폭 인상할 것이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다급하게 보도자료를 낸건 은행장의 직접 지시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들 은행이 대출금리를 올린 것은 콜금리 인상보다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호응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 경쟁을 벌이며 정책과 거꾸로 가던 은행들의 자세에 변화가 생겼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은행을 부동산 대책에 활용하는 방법은 대출한도를 줄이는 것이었다. 집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을 집값의 40%로 제한한데 이어 올해는 대출받는 고객의 연간 소득까지 반영한 것은 모두 부동산 대책의 일환이었다. 은행들이 앞다퉈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이제는 대출한도만이 아니라 금리도 부동산 정책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셈이다.

대출금리 인상은 결국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 증가로 귀결된다. 우리은행의 경우 금리인상으로 1억원을 대출받는 고객의 연간 이자 부담은 23만원이 증가했다. 물론 은행들이 출혈을 감수하면서 대출 세일을 벌여 건전성과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따라서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은 건전성 악화에 대비하고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이 또다른 경쟁이 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집값안정을 위해 참여정부가 그동안 수많은 대책을 쏟아냈지만 여전히 집값은 너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결국 대출금리까지 동원해도 부동산값을 잡지 못한다면 서민들은 고가의 부동산과 높은 대출금리라는 이중고에 직면해야 한다. 부동산 가격은 못잡고 소비자 부담만 증가하는 최악의 상황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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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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