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식품안전처’ 에 거는 기대

[기고] ‘식품안전처’ 에 거는 기대

정명교 해태제과 안전보장원장
2006.07.03 12:19

최근 발생한 대규모 급식사고로 온 나라가 배앓이 중이다. 30개가 넘는 학교에서 3600여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고, 전국 93개교 9만 여명의 급식이 중단됐다.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엄마들의 아침이 분주해졌고, 도시락 용기 사업이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사건수습에 나선 관계당국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식약청 직원과 공무원으로 구성된 특별 조사팀이 조사에 나서는가 하면 국무총리 요청에 의해 감사원이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식품안전처’의 연내 설치를 발표했다.

책임소재를 밝히고, 급식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식품안전처 신설을 통한 식품행정의 체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내려진 결정인 듯싶다.

이번 ‘식품안전처’ 신설 발표는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존에 식품관리를 담당하는 관련부처는 식약청을 포함에 보건복지부, 농림부 ,교육인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 8개 부처로 분산돼 있어 관리감독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복잡한 관리시스템은 식품사고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

우지라면, 불량만두소, 기생충 알 김치 등 그 동안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식품안전성 논란의 경우에도 관련업체가 도산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 후에 대부분의 사건이 무혐의로 판명되는 등 혼란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최근 식품첨가물의 아토피 유발 논란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식품안전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깊은가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뒷받침되지 못한 상태에서 식품첨가물의 아토피 유발 가능성을 제기한 방송보도 한 편으로 과자에 대한 불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악화된 여론으로 인해 제과업계들은 급격한 매출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사실여부를 증명하는 것보다는 부정적인 여론을 수습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으로 논란이 된 식품첨가물 사용을 전면중단하고, 대표이사 직속으로 모든 제품에 대해 위해가능요소를 차단하는 기구인 ‘안전보장원’을 설치하는 등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다른 제과업체들도 뒤를 이어 논란이 된 식품첨가물의 사용중단과 안전강화 계획 등을 발표하는 등 노력한 결과 어느 정도 매출이 회복된 상태다.

소비자의 안전을 가장 우선에 두고, 건강하고 안심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식품업체들의 노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개별 업체들의 노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고, 지속적으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확보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식품안전처’를 설치해 식품안전만을 전담하는 부처를 운영함으로써 정책의 일관성을 제고하고, 식품을 독립된 행정 영역으로 발전시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식품안전관리로 소비자들의 먹거리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국내 식품업체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식품업계가 선진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