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눈가린 복지부…의보 개선책 왜곡

靑 눈가린 복지부…의보 개선책 왜곡

권성희 기자
2006.10.30 07:52

"실손형보험 검증안된 자료 보고…판단 오도"-업계 성명 예정

보건복지부가 의료보험 개선과 관련해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자료를 올려 대통령의 판단을 오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복지부는 특히 업계와 관련 부처가 이의를 제기하자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라는 이유로 정책을 강행했다.

생보·손보업계는 이에 따라 30일 이런 내용을 토대로 복지부 결정에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가 정책 결정 과정상의 문제점을 들어 대통령의 판단 오도를 지적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일각에선 최근 속출하고 있는 '설익은 정책'의 또 다른 사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관련 부처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유시민 복지부 장관은 지난 7월11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에서 "실손형 보험이 건보 재정을 연간 2400억~1조7000억원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추계된다"는 대목을 보고했다.

이는 당시 토론 자료 가운데 '민간의료보험의 보장 대상'에 포함된 내용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산하 건강보험연구센터가 작성해 객관성이 결여된 데다, 구체적인 근거도 없다고 업계 등은 지적했다.

문제는 노 대통령이 당시 회의에서 "민간의료보험이 본인 부담을 보장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점이다. 이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보험업계는 물론 보험 관련 정책당국이 배제됐다.

보험 감독당국인 금융감독위원장은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위원이 아니었고, 재경부 장관은 정부 위원이지만 실무 업무를 보험제도과가 아닌 복지경제과가 담당해왔다. 민간위원 가운데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특히 유 장관은 이후 권오규 부총리 등이 최종 결론에 앞서 유예기간을 두고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나 '대통령의 지시사항'이라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손형 보험이란 의료비 가운데 환자가 지불하는 '본인 부담금'까지 100% 보장해 주는 민간의료보험. 이 보험 가입 건수는 2000만건에 달해 복지부 방침대로 본인 부담금 보장이 전면 금지되는 경우 상당한 민원과 혼란이 예상된다.

건보공단은 실손형 보험으로 인해 '의료 쇼핑'이 발생해 건보 재정에 막대한 추가 부담이 생긴다고 추계했다.

정부 관계자는 그러나 "실손형 보험이 건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려면 실손형 보험 가입으로 인해 얼마나 더 병원에 가는지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에 대해 명확한 실증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보 재정 악화의 원인을 민간 의보에 미루고 결과적으로 건보료를 올리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복지부 관계자는 실손형 보험에 따른 건보재정 추가 부담 수치는 정책 결정 과정에 큰 변수가 아니었고, 7월11일 회의 이후 총리 주재 회의를 포함해 수차례 부처간 회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실손형보험 자료, 검증안됐다"…복지부도 인정

민간의보 정책결정 과정 또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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