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동부전자와 2007년 하이닉스

2003년 동부전자와 2007년 하이닉스

박재범 기자
2007.01.25 16:11

정부-경기도 날선 신경전

정부의하이닉스(893,000원 ▲86,000 +10.66%)이천공장 증설 불허 방침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이천지역 정치인은 물론 김문수 경기도지사까지 나섰다. 25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서 열린 김영주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도 최대 화제였다.

특히 경기도를 비롯 정부 방침에 반발하는 쪽에서는 2003년 동부전자 사례를 내세우며 '여론몰이'에 나설 태세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는 정부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이 정도 반발은 예상했던 수준이라는 듯한 분위기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부측도 동부전자를 예로 들며 반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2003년의 동부전자는?= 지난 2003년 충북 음성 소재 동부전자가 구리 공정이 포함한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투자를 계획하자, 정부는 수질환경보전법 개정을 추진했다. 당시 수질환경보전법은 상수원 상류 배출시설설치 제한지역에 특정수질유해물질 배출시설 입지를 원천적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3월 경제정책조정회의를 통해 무방류시스템 등 친환경 기술이 갖춰진 경우 환경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관련부처 및 시민단체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특별대책지역이라도 폐수를 방류하지 않을 경우 공장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마련했다. 관련법이 통과된 것은 2004년 2월의 일이다.

◇경기도 '동부전자도 해줘놓고' vs 정부 '그래, 동부전자를 봐라'= 경기도는 동부전자와 하이닉스가 유사한 사례인데도 결과는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결국 동부전자는 같은 팔당상수원 상류지역으로 두 공장간 불과 25㎞밖에 떨어지지 않는 곳인데 이천 하이닉스반도체가 시도했던 동일한 구리공정의 공장을 설립, 가동할 수 있게 됐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정부도 물러서지 않는다. 하이닉스는 동부전자와 달리 수질환경보전법외에 환경정책기본법의 규제도 받고 있어 배출시설이 들어갈 수 없다는 것. 게다가 동부전자는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전제라도 있었지만 하이닉스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동부전자의 1일 폐수량(구리 포함)은 80톤으로 하이닉스(3000톤)과 비교도 안 된다. 백용천 재정경제부 지역경제정책과장은 "동부전자가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수준으로 법을 고치는데만해도 2년8개월이나 걸렸다"면서 "이를 보면 하이닉스건을 단기에 처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여론 우리편, 국회로 가던지…"= 정부의 싸늘한 시선은 이 때문만은 아니다. 근본적으로는 '여론'이 정부쪽에 있다는 자신감이 적잖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천 등의 반발이 거세지만 만약 하이닉스의 이천 공장 증설을 허용했다면 그 때의 반발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이야 일자리 창출, 기업 환경 등의 논리로 정부를 공격하지만 실제 '먹는 물' 문제를 건드렸을 때 여론은 180도 변했을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이와함께 정부는 현행법상 최선을 다한 결정을 했으며 추후의 논의는 별개라는 진단도 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결국 법 개정 권한은 국회의 몫"이라며 "정부에 허용하라고 외치기 전에 산자위, 환노위 등에서 논의해 해법을 찾아가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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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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