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한 상황을 빗댄 용어 '같기도'가 요즘 개그계의 최대 유행어로 떠올랐다.
"이건 옷을 입은 것도 아니고, 벗은 것도 아니여", "이건 월세도 아니고, 전세도 아니여", "대선 출마한다는 것도 아니고 안 한다는 것도 아니여".
매주 일요일 오후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선보이고 있는 코너 '같기道'에서 최근 유행시킨 말들이다.
29일 서울시청 기자실. 서울시 도시계획국 핵심 간부들이 출동해 철도공사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안에 대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자문 결과를 설명했다.
시의 입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 13만4000평중 8만4000평의 개발만을 허용하고 나머지 5만평은 개발 대상에서 유보한다는 것이다.
상당수 기자들은 용산철도정비창 부지에 세계에서 세번째로 높은 620m 높이의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이 들어선다는 것에 관심을 보였다. 시가 철도공사가 요청한 건물높이와 주거비율을 수용하겠다는 입장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명회를 시작한지 10여분도 지나지 않아 다른 상황이 연출됐다. 철도공사측에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서울시가 초고층 건립을 허용했는데, 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지..'. '시는 왜 서부이촌동과의 연계 개발을 고집하는걸까..' 머리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누군가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것도 아니고 안 들어서는 것도 아니여~"라며 즉흥적인 '같기도' 개그를 쏟아냈다.
심각했던 분위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결국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중단'과 '세계 세번째 초고층 빌딩 허용'이라는 상반된 제목이 나왔다.
같은 사안을 놓고 서로 다른 제목을 유도(?)한 서울시의 솔직하지 못한 행정은 '같기道' 개그가 왜 우리사회에 유행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일부 지역의 집값 급등이라는 부작용이 있지만 '용산과 서부이촌동 동시개발'의 정당성을 당당하게 밝히지 못하는 서울시의 모습에서 '같기도' 행정의 씁쓸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