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미FTA가 남긴 것

[기자수첩]한미FTA가 남긴 것

김능현 기자
2007.04.02 16:11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2일 결국 타결됐다.

일단 이번 협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쌀이 개방대상에서 제외되고 자동차 부문에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번 한미 FTA 협정은 노무현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기반이었던 진보진영의 반대를 무릅쓰면서까지 미국과 FTA 를 타결한 것은 한국 경제에 자유무역이 그 만큼 절실하다는 점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정부 정책에 사사건건 반대하던 보수언론도 노무현 대통령이 대단한 결단을 했다며 이번 협상을 이례적으로 높이 평가했다.

당장은 상당수의 정치인들이 FTA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내년에 어떤 정권이 탄생하더라도 자유무역이라는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가 FTA에 적극 나서는 판에 한국만 뒷짐지고 바라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접해 있는 일본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가에게 뒤지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개방'이라는 점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홍콩과 싱가포르가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의 지위를 상대방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경쟁적으로 문호를 개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미 FTA의 득실을 섣부르게 판단하긴 힘들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한국에 비교우위가 있는 제조업과 보다 싼 값에 물건을 살 수 있게 된 소비자들이 득을 볼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마저도 장담하기 힘들다.

반면 경쟁력이 약한 농업과 서비스 부문이 피해를 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특히 농축산업 부문에서 최대 4만명 가량의 실업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은 우울하기만 하다.

영국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한미 FTA가 한국의 구조적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지 않아도 기형적인 산업구조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FTA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한국과 미국이 모두 자유무역의 이익을 향유하는 것이다.

남은 것은 후속대책이다. 모든 사람이 승자가 되는 정책은 없다는 변명으로 패자들에 대한 지원을 게을리 한다면 한국의 산업은 더욱 더 한쪽으로 치우치게 될 것이다. 물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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