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관련자 실명 거론…재판중이므로 부적절"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 43번째 안건인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남은 안건은 1개. 그런데 거기서 끝이었다. 본회의는 곧장 '5분 자유발언' 순서로 넘어갔다.
안건 목록을 펼쳤다. 44번은 이른바 '론스타 결의안'이었다. 정식 명칭은 '한국외환은행 불법 매각 의혹 감사원 감사결과 등에 따른 특별조치 촉구 결의안'이다. 이날 본회의에선 '입법부 전체의견'으로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정작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않았다. 왜 빠진 걸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는 지난달 30일 전체회의에서 이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라는 요지다.
논란은 있었다. 관련자 가운데 김석동 재정경제부 제1차관과 양천식 수출입은행장 등 11명의 인사조치를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실명을 거론해도 되느냐는 게 문제가 됐다. 하지만 "워낙 중대한 사안인데다 2명이 핵심 인물인 만큼 실명을 담는 게 문제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그런데 정작 이 때문에 론스타 결의안은 본회의 최종안건에 올라가지 못했다. 국회의장과 3개 교섭단체들의 안건 합의 과정에서 이 문제가 지적된 것. 열린우리당이 안건 상정에 반대했고 한나라당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우 열린우리당 원내대변인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는 "사람 이름이 들어 있고 인사 조치를 명시했다"며 "재판 경과가 진행중인 상황에 국회의 권고안에 담을 수 없는 '월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논의 여부는 법사위 판단이라며 "이 상태론 본회의에 다시 못 올린다"고 못박았다.
한 사람 더 통화를 시도했다. 법사위 소속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이다. 그는 "법사위 결정때까지는 지도부가 간섭 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 "실명이 들어있고 재판중이란 이유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명을 빼 다시 제출할 가능성에 대해선 "논의해봐야할 것"이라고 답했다.
결의안은 당초 "감사원 감사 및 검찰수사 결과 론스타펀드의 외환은행 인수는 정부 금융정책 기조에 반하고 은행관계 법령의 절차와 규정을 위반했으며, 고의로 부실규모를 과장해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매각됐다"며 "이 과정에서 공직자와 외환은행 경영진의 위법·부당한 행위가 개입됐음이 확인됐다"고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