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주식담보대출, 유탄맞을라"

금융권 "주식담보대출, 유탄맞을라"

반준환 기자
2007.04.17 20:14

금융권 주식담보 대출상품이 '다단계식 주가조작'이라는 돌발악재에 된서리를 맞고 있다. 작전세력은 자금을 동원하기 위해 일부 저축은행에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금융권은 이번 문제가 업계전체로 불똥이 튈까 좌불안석이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검찰은 코스닥 상장업체인 L사의 주가조작과 관련, 15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동원된 것으로 보고 혐의자들을 조사중이다.

동원된 자금에는 저축은행에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상품을 통한 것이 아니라 특정업체와 계약을 맺고 자금을 빌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저축은행 등 금융권에는 주식담보대출 상품의 중단여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금융당국이 조만간 주식담보대출을 전면중지시킨다는 소문까지 돌며 고객들의 불안감이 증폭됐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주식담보대출 상품에는 별다른 연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출회수 등을 묻는 전화가 상당했다"며 "올해초 금융실명제법과 관련된 일부 문제 때문에 대출을 일시 중단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와 착각하는 사례도 많았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뿐 아니라 증권사, 캐피탈 등 주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대부분의 업체에 문의가 쏟아졌다.

특히 이날은 주가까지 급락하며 주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금융사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당일 주가에 따라 계좌에 있는 담보액이 평가된다. 담보액이 일정비율 이상 하락하면 대출기관은 주식을 처분해 대출자금을 회수하는데, 이날 주가하락으로 담보액이 위험수준으로 떨어지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담보액을 대출액으로 나눈 것이 담보비율인데, 업체별로 최저 담보비율이 110~130%를 유지해야 대출이 회수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1000만원어치 주식을 담보로 3000만원을 빌려 계좌에 총 4000만원이 있었다면 담보비율(계좌의 총평가금액/대출액)은 133.3%인데, 주가하락으로 평가액이 3500만원으로 떨어지면 담보비율이 116.6%로 하락한다. 최저담보비율을 110%로 약정했다면 대출이 유지되지만, 120%로 정한 경우는 모든 계좌의 주식이 반대매매를 당하고 대출자금이 회수된다.

한편 주식담보대출 상품은 보유한 주식이나 현금 등 유가증권 등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증권사, 보험사, 캐피탈업체,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광범위하게 운영되고 있지만 정확한 금액이 집계되지 않고 있다.

대출금리는 한도에 따라 차별화된다. 증권사의 경우 담보가액 대비 50~70% 가량을 대출해주는데 통상 금리는 연6~7% 가량이며, 중소 금융권으로 갈 수록 한도는 많아지고 금리도 올라가는 구조다.

캐피탈업체의 경우 연 9%의 금리에 담보액의 200%까지 자금을 대출해주고, 저축은행은 연 20~30% 고이자율에 담보액의 200~400%까지 자금을 빌려준다. 약 30여개의 저축은행이 이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업체의 경우 담보자산의 500%까지 자금이 공급되기도 한다.

주식담보대출 상품은 지난해 증권업계가 미수거래를 축소하며 크게 활성화되는 추세로 증권사들과 저축은행들이 제휴하는 관계도 많다. 증권사들도 미수거래 축소에 따른 거래수수료 수입감소를 충당하기 위해, 저축은행들은 이자수입을 목적으로 손을 잡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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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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