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플스여왕'을 추앙해서야

[기자수첩] '플스여왕'을 추앙해서야

김희정 기자
2007.04.18 10:08

 중국에 진출한 게임업체들은 이구동성으로 중국은 들이는 품이 비해 돈이 안 되는 시장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불법복제가 극심해 시장은 커도 정작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벌어진 일련의 불법복제 사례는 중국에 대한 비난을 멋쩍게 만들 정도다.

 지난 12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된 일명 '플스여왕' 오모씨는 4년전부터 서울에 불법 복제 공장을 차리고 게임CD 및 소프트웨어를 대량으로 유포해왔다. 한 때 국내 유통된 불법 게임 CD의 70% 이상을 제조했다는 오씨는 이를 통해 5억원의 수익을 챙겼다.

 불법복제로 부당이득을 챙긴 범죄자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오씨가 '불법복제의 달인'이라며 추앙하기까지 했다. 불법복제에 대한 불감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전세계적으로 3200만대가 팔린 게임기 닌텐도DSL은 그 기능을 PC에서 구현하게 해주는 모방 프로그램(에뮬레이터)과 해킹 소프트웨어가 대량으로 나돌고 있다. 닌텐도DSL의 에뮬레이터의 기능은 정품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 15만원을 호가하는 정품의 기능을 대신하고 있는 것.

 '한글판 듣고 쓰고 친해지는 DS 영어 삼매경'은 출시된지 2주일도 안돼 해킹됐으며 해커는 한국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닌텐도아메리카는 중국을 불법복제의 원흉으로 지목하고 미국 무역대표부의 불법복제 관련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한국닌텐도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한국 역시 '불법복제의 원흉'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산 게임을 복제한다고 중국을 원망하기 어렵다. '너나 잘해'라는 핀잔을 듣기 십상이다.

 지금 당장 모방 프로그램을 통해 공짜로 게임을 즐기고 복제 소프트웨어를 저가에 구입할 수 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복제나 해킹 기술이 뛰어나다고 자랑할 일도 아니다. 불법복제는 도둑질과 다르지 않다. 절도기술이 뛰어나다고 도둑을 추앙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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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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