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우리도 의무 감축국 '눈앞'

온실가스, 우리도 의무 감축국 '눈앞'

김진형 기자
2007.06.19 17:09

[CO2가 돈이다]2013년 시작 2차 감축 대상에 포함 확실시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최고 섭씨 52도의 살인적인 더위로 100여명이 사망했다. 미국 플로리다 등 남동부 지역에는 112년만의 가뭄으로 호수가 바닥을 드러냈다. 중국 동남부에는 기록적인 폭우로 66명이 숨졌다. 호주에는 30년만의 폭풍우가 덥쳐 10여명이 사망했다.

6월 들어 보도된 전세계적인 기상이변들이다. 이같은 사건들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기상이변의 가장 큰 원인은 지구 온난화다.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기상이변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전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비는 이미 시작됐다. 1992년 기후변화협약, 2005년 교토의정서 등을 거치면서 선진국들은 의무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개도국들도 온실가스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구는 지금 온실가스와의 전쟁 중이다.

지난 4월6일 전세계인은 충격적인 보고서를 접했다. 유엔 산하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예측한 미래의 지구 모습이었다.

"2020년대 기온이 섭씨 1도 상승해 전세계적으로 4억~17억명이 물 부족을 겪게 된다. 양서류가 멸종되는 등 생물종의 구성에도 변화가 초래된다. 말라리아 등 열대성 전염병과 알러지가 전 세계적으로 만연하게 된다.

2080년에는 지구온도가 3도 이상 상승해 11억~32억명이 물 부족에 시달린다. 전 세계 인구의 20%가 홍수의 피해를 입는다. 지구 생물의 대부분이 멸종 위기에 처한다. 해수면이 현재보다 24cm 높아져 해안가의 30% 이상이 유실된다."

이 보고서의 전제는 '현재와 같은 속도로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다. IPCC는 2015년을 정점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구를 구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보고서 이후 다시금 온난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교토의정서, 38개국에 온실가스 감축 의무 부여= 1992년 체결된 기후변화협약으로 선진국들이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좀더 좀더 실질적인 노력을 강제할 필요가 제기됐다. 교토의정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2005년 2월 발효된 교토의정서는 온실가스를 누가, 얼마만큼, 어떻게 줄이느냐를 담고 있다. 교토의정서에 따라 38개국이 각국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2008년~2012년까지 1990년 배출량 대비 평균 5.2%를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한다.

최근 들어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것도 내년부터 의무감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교토의정서는 선진국들이 감축의무를 자국내에서 모두 이행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 온실가스를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 줄이기 위한 공동이행제도(JI), 청정개발체제(CDM), 배출권거래제도(ET) 등을 도입했다. 이른바 교토메카니즘이다.

공동이행제도는 의무감축 국가들 사이에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것을 인정하는 제도다.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 투자해 감축한 온실가스 감축량의 일부분을 투자국의 감축실적으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청정개발체제는 의무감축 국가들이 개발도상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벌여 달성한 실적의 일부를 선진국의 감축량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이를 활용해 온실가스 감축량을 얻고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으로부터 기술과 재정지원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공동이행제도와는 달리 1차 의무기간 이전의 조기감축활동을 인정해 주기 때문에 이미 전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 감축량도 시장 상품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의무 감축량을 초과해 달성하면 이를 판매할 수 있고 달성하지 못하면 부족분을 구입해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한 것. 최대한 배출량을 줄여 배출권 판매수익을 거두거나, 배출량을 줄이는 것보다 배출권을 구입하는 비용이 더 저렴할 경우 이를 택하면 돼 전체적으로 감축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포스트 교토의정서 논의..한국도 의무감축 임박= 교토의정서의 1차 감축기간은 오는 2012년 종료된다. 이에 따라 2006년 11월 캐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12차 총회에서 2012년 이후 포스트 교토 체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특히 최근 G8 정상회의에서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0% 수준으로 감축키로 하면서 '포스트-교토의정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했던 미국이 최근 입장을 전환한 것도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은 G8 외에 인도, 중국 등을 포함한 15개 대량 배출국이 회의를 개최해 2008년말까지 장기목표를 설정하자는 제안한 상태다.

교토의정서에 따른 의무감축 국가가 아니었던 우리나라도 포스트 교토의정서 논의에서는 감축의무 국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트 교토의정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9위(2002년 기준)인데다 OECD 국가 중 의무감축 대상이 아닌 나라는 우리나라와 멕시코 뿐이어서 그동안 의무감축국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 왔다. 게다가 멕시코마저 조만간 자발적 감축계획을 내놓을 방침으로 알려지면서 우리나라가 의무감축국에 들어가는 시기가 임박했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특히 의무감축 국가 포함 여부와 상관없이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아무런 대책이 시행되지 않으면 한반도는 2100년 기온 상승 등으로 연간 58조원의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 부담으로 인해 발생할 사회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며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의무부담 방안을 마련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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