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연금 불합리 조항 개선 지연-'출산·군복무 크레딧제'도 연기

#사례1=노령연금 수급자 김모씨(61)는 직장이 문을 닫아 실업수당을 신청해 6개월간 받았다. 그러나 현재 국민연금법은 실업수당을 받으면 노령연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돼 있어 그 기간에는 당연한 권리로 여겼던 노령연금을 받지 못했다. 김씨같은 경우가 전국적으로 1만1000명이나 되고 금액으로는 175억원이나 된다.
#사례2=이모씨(60)는 국민연금을 17년동안 내고 나이가 차서 연금을 타고 있지만 기본가입기간(20년)이 안됐다는 이유로 정상기간의 82.5%의 연금만 타고 있다. 그러나 법이 개정되면 지급율이 2.5% 상향조정되기 때문에 85%를 받을 수 있다. 이씨처럼 법 개정이 늦어져 혜택을 못보는 노인들의 수는 23만4000명에 달한다.
#사례3=나모씨(63)는 맞벌이를 해왔던 부인이 숨졌으나 부인 사망에 따른 유족연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2개 이상의 급여가 발생하면 하나만 선택하도록 한 규정 때문이다. 하지만 법이 개정되면 유족연금액의 20%를 받게 돼 생계에 상당한 보탬이 될 수 있다.
국민연금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밀려 지연되면서 미래세대가 부담해야할 잠재부채가 하루 800억원씩 늘어나는 것 외에도 현실적으로 불합리한 조항의 개선도 늦어지고 있다.
당연히 가입자들의 불만은 증폭되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 홈페이지와 포털 사이트에는 국민연금의 불합리한 구조 때문에 불이익을 호소하는 항의글이 이어지고 있다.
박소영씨는 "아버지가 사망해서 어머니 앞으로 유족연금을 신청했는데 지금껏 낸 700만원을 한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갑자기 돌아가신 것도 억울한데 땡전 한푼 못받는 경우가 어디 있냐"고 항의했다.
이외에도 법이 개정되면 18세 미만 자녀가 유족연금 수급자일 경우 18세 도달까지 받는 유족연금이 사망일시금보다 적을 경우 그 차액을 일시금으로 지급받게 된다. 또 노령연금을 받는 자가 신용불량자가 된 경우 현재는 연금액이 압류돼 연금을 받을 수 없으나 법이 바뀌면 연금액 전액을 지급받을 수도 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사학연금으로 '갈아타기'를 해 논란이 된 가운데 국민연금에서 특수직연금으로 변경된 가입자의 반환일시금도 지급 시기가 국민여론에 맞게 조정된다. 현재는 타공적연금 가입자가 되면 무조건 반환일시금을 받게 되지만 개정안은 60세가 돼야 탈 수 있도록 했다.
또 현재는 이혼해서 분할연금을 받다가 재혼하면 지급이 정지되지만 계속해서 지급받을 수 있고, 분할연금과 본인의 노령연금을 함께 받는 것도 가능해진다. 아울러 법 통과뒤에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출산 자녀에 따라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하는 '출산 크레딧' 제도와 군복무 기간 만큼 가입기간을 추가 인정하는 '군복무 크레딧'제도도 시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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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관리공단 연금급여실 장은경 과장은 "개정안이 의결되면 최소 25만명 이상이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서 "정치권에서 국민연금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할 또다른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