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일 길어 융자금액 누적..단타 잡으려던 금감원 딜레마
신용융자금액이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자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불어나는 신용융자금액을 잠재우기 위해선 현재 90일로 정해진 만기일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9일 신용융자금액이 6조원을 돌파하는 등 과열조짐이 보이자 이를 재점검키로 했다. 이에 증권업협회를 통해 업계의 의견을 취합키로 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섰다.
올들어 금감원은 투자자들의 단기투자를 근절하기 위해 미수거래를 제한하고 신용융자거래 활성화에 나섰다. 이에 만기일을 90일로 정하는 대신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감안해 신용 연속재매매를 허용해 주었다.
그러나 미수거래 제한으로 투자자의 단기투자는 어느정도 잠재웠으나 신용융자금액이 예상외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곳곳에서 위험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 실제로 증권사들은 이미 신용융자로 사용할 수 있는 한도를 소진해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린 상태며, 자칫 시장이 조정이라도 받게 될 경우 투자자는 물론 증권사까지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 신용거래제도내에서 딱히 대안으로 찾을 수 있을 만한 것이 만기일을 조정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한다. 미수거래가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신용 연속재매매마저 금지시킬 경우 사실상 현금으로만 주식을 할 수 있게 돼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또 종목이나 개인 한도의 경우 이미 증권사들이 충분히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어 리스크를 더욱 강화하더라도 별다른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현재 90일로 묶여 있는 만기일을 대폭 축소해 자금 회수를 빨리함으로써 신용융자금액을 축소시키는 방안이 그나마의 대안이라고 설명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만기일이 90일이다보니 최근과 같은 장세에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주식을 끝까지 보유하려 한다"며 "한도가 다해 주식을 매도해 자금을 상환하더라도 신규로 빠져나가는 융자금액이 훨씬 많아 자금유통에 효과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만기일을 몇일 줄여서 될일이 아니다"며 "투자자들의 단타는 시장논리에 의해 해결될 문제고 미수거래와 비슷한 수준으로 만기일을 줄여야만 그나마 숨통이 튈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초 투자자의 단기투자를 근절하기 위해 만기일을 90일로 정해놓은 금감원이 이같은 방안을 받아들일지 문제다. 신용융자제도를 완화한 금감원 입장에서도 단기투자 근절이냐, 신용융자제도를 수정하느냐를 놓고 고민 중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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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융자를 활성화 시키는 과정에서 만기일을 90일로 가져갈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업계에서 거듭됐다"며 "그럼에도 단기투자 근절을 위해 제도를 완화한 금감원이 신용융자금액이 급증한다고 해서 만기일을 축소하는 등 사실상 단타를 허용해 준다는 것이 쉬운 일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20일 오후 2시16분 현재 증권주는 단기급등 부담과 금감원의 신용거래 재점검 소식으로 인해 급락 9%이상 급락 중이다.